추석 연휴를 앞두고 KTX 승차표 창구에 긴 줄이 늘어섰다.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정부24 시스템이 마비되면서 임산부·장애인 등 할인 대상자 수십명이 증빙 서류를 들고 현장으로 몰려서다. 창구 업무도 지연돼 대기 두시간 이상 늘어지는 등 불편이 발생했다.
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산역 창구에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승차권 할인을 받으려는 사람들 20여명이 모여 긴 줄이 이어졌다. 원래는 정부24와 코레일 회원이 자동 연동돼 예매와 할인 인증을 온라인으로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26일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정부24 시스템이 마비되면서 기능이 막혔다.
장애인 임산부 등 할인 대상자들은 증빙 서류나 신분증 등을 들고 현장을 찾아야 했다. 신규 등록 절차와 서류 확인이 필요해 처리 시간도 길어졌다. 한 사람당 약 10분이 걸리면서 그 사이 줄은 점점 늘어섰다. 가장 늦게 도착한 사람은 두시간 넘게 기다리기도 했다. 긴 대기 시간에 시계를 들여다보며 답답해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였다.
코레일에 따르면 승차권 할인율은 △중증 장애인 50% △경증 장애인 30% △기초생활수급자 30% △임산부 40% △다자녀 2자녀 30%·3자녀 50% 등이다.
송모씨(64)는 창구에서 중증 장애인 인증 등록을 마쳤다. 그는 "원래는 온라인으로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고 해서 시도했는데 접속이 안 돼 답답했다"라며 "추석을 앞두고 아산행 티켓을 사러 왔는데 50% 할인은 큰 금액이라 어쩔 수 없이 직접 찾았다"고 말했다.
40대 임산부 노모씨도 창구를 찾았다. 고령 임신 중인 그는 최근에서야 할인 혜택을 알게 돼 신청하려 했으나 온라인이 막혀 직접 올 수밖에 없었다. 노씨는 "그냥 일반 요금을 낼까 하는 고민을 했지만 결국 할인받으러 왔다"라며 "뛰지도 오래 서 있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현장까지 와야 하는 건 너무 불편하다"라고 했다.
서울역도 상황은 비슷했다. 70대 박모씨는 "다행히 예전에 할인 등록을 했기 때문에 신규 인증할 필요는 없지만 온라인 예매 방법을 잘 몰라 늘 현장을 찾는다"라며 "신규 등록자들까지 모여들면 줄이 길어져 더 혼잡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한 코레일 관계자는 "기존 등록자는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지만 신규 등록인 경우 정부24 서버를 통해 신분을 확인해야 한다"며 "현시점에선 이 기능이 마비되는 바람에 △기초생활수급자 △임산부 △다자녀가구 등 신규 등록자들이 증빙 서류를 들고 역 창구를 찾아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수기로 등록과 발권을 진행해야 하다 보니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라며 "불편하더라도 승객들의 불편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