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사건' 우르르… 어깨 무거운 광수단

박상혁 기자
2025.11.04 04:04

내년 10월 중수청 출범전까지 중대범죄 쏠림현상 불가피
수사질 저하 우려, 역할분배·인력·예산 뒷받침 필요 지적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전경./머니투데이DB

검찰청 폐지가 확정되면서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이하 광수단)에 이목이 쏠린다. 정치·경제범죄 등 주요 사건이 몰리면서다. 일각에선 지나친 사건집중에 따른 '업무 과부하'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검찰개혁 후속조치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수사기관별 역할분배와 인력·예산의 뒷받침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슈사건 쏠리는 서울청, 대부분 광수단에 배당=3일 경찰에 따르면 광수단은 정치권과 재계인사가 핵심 수사대상인 사건을 수십 건 맡고 있다. '차명 주식거래' 혐의를 받는 이춘석 무소속 의원 사건을 비롯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 위반' 의혹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 등이다.

주요 기업인 수사도 진행 중이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사기적 부정거래' 의혹과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업무상 횡령 및 배임혐의' 고발사건도 광수단이 들여다본다.

광수단은 경찰 내 핵심 수사인력이 모인 조직으로 2개 이상 관할 경찰서에 걸친 사건이나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중대사건을 맡는다. 각종 이슈사건의 고소·고발이 쏠리면서 광수단에 배당되는 사건도 급증했다. 검찰청 폐지가 확정되면서 과거 검찰에 접수된 정치사건도 서울청에 접수된다. 앞으로 행정안전부 소속으로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이 출범해 검찰 역할의 일부를 대체하지만 내년 10월이 돼야 출범하기 때문에 서울청 쏠림현상이 심화한다.

광수단 내에선 업무과다에 따른 피로감이 커진다. 광수단 소속 경찰관은 "주요 사건을 맡고 여기에 더해 일반 고소·고발사건까지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원래도 업무량이 적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 사건이 더 몰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또다른 광수단 경찰관도 "평소에는 매주 정기브리핑을 진행했는데 최근 사건이 몰리면서 이 일정조차 제대로 소화하기 어려운 상태"라며 "정리하고 공유해야 할 정보가 쌓이는데도 여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효율적으로 사건을 배당한다는 입장이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주요 사건은 광수단에 우선 배당해 공공·반부패부서가 중심적으로 맡는다"며 "다만 모든 사건을 감당할 순 없으므로 난이도와 성격에 따라 일선 경찰서로도 분산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수사권 과도기…"중수청·경찰, 경쟁 아닌 협력 필요"=전문가들은 주요 사건이 서울청, 특히 광수단에 집중될수록 업무 과부하가 불가피하고 결국 부실·늑장수사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수사기관별 수사권 조정과정에서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정하고 조직·인력정비 등 준비를 체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당장 중수청 인력도, 건물도 없는 상황에선 수사공백을 피하기 어렵다"며 "현재로선 경찰 광수단이 8대 중대범죄를 계속 담당하며 역할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중수청이 들어서도 공수처처럼 3~4년은 적응기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중대범죄 수사에 공백이 생기면 피해가 커질 수 있으며 경찰 과부하가 이어지면 수사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한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경찰이 수사권을 행사한다면 그에 걸맞은 인력확충이 필수"라며 "충원 없이 권한만 이관되면 사건이 쌓이고 수사력이 떨어질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또 "검찰 수사관은 이미 경험과 인력이 충분하므로 이들을 중수청에 배치하는 방식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수청과 광수단은 모두 수사기관인 만큼 수사권을 두고 다투던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서로를 보완하는 파트너라는 인식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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