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가격을 담합한 혐의를 받는 CJ제일제당 전 식품한국총괄과 삼양사 현 대표가 구속됐다. 검찰이 지난 9월 수사에 착수한 지 2개월 만에 담합 범행 책임이 있는 '윗선'의 신병을 확보한 것이다.
19일 법원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공정거래법위반 혐의를 받는 김상익 전 CJ제일제당 식품한국총괄과 최낙현 삼양사 대표 2명에 대해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모 삼양사 부사장에 대해서는 "관여정도와 책임범위에 관한 방어권 보장 필요성이 있다"는 이유로 기각됐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나희석)는 지난달 29일 CJ제일제당 전무급 임원인 박모 본부장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대표자가 아닌 피의자로서는 관여 범위나 책임 정도에 대해 방어권 행사를 보장받을 필요가 있다"고 기각했다. 사실상 담합 범행의 윗선이 있음을 암시한 것으로 풀이됐다.
특히 박모 본부장은 자신의 영장실질심사에서 담합 사실을 상급자에게 보고했고 반성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때부터 줄곧 자신이 담합 범행의 최고책임자라고 진술해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180도 정반대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검찰은 지난달 중순 김 전 식품한국총괄과 최 대표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까지 벌이는 등 수사범위를 최고경영진으로 확대했다.
검찰은 구속된 김 전 식품한국총괄, 최 대표를 조사해 이번 담합에 더 윗선이 개입됐는지 여부를 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9월17일 공정거래위원회 고발없이 자체적으로 국내 3대 제당업체인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공정위가 지난 3월 담합 의혹 관련 현장조사에 착수했지만 1년6개월이 넘도록 조사를 종료하지 못하자 검찰이 직접 나선 것이다.
제당3사는 최근 수년간 설탕가격을 담합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담합 규모는 조 단위로 추산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3사는 국내 설탕시장의 90% 이상을 과점하고 있다. 설탕가격은 빵, 과자, 아이스크림, 탄산음료 등 관련 소비품 가격과도 직결되는 만큼 민생침해범죄를 엄단하겠다는 뜻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설탕가격 담합은 제당업계의 고질적인 병폐로 꼽힌다. 국내기관에 제당3사가 처음 적발된 것은 1963년 '삼분(설탕·시멘트·밀가루)폭리' 사건으로 이를 계기로 공정거래법 제정 논의가 촉발됐다. 2007년에도 제당3사는 설탕출고량과 가격 담합으로 공정위로부터 51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그럼에도 담합이 되풀이되는 데에는 실제 담합을 실행한 임직원에 대한 처벌이 약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금까지 담합 행위에 대한 제재는 공정위 과징금이나 법인에 대한 벌금에 한정됐고 이조차 담합으로 얻는 경제적 이익보다 적은 경우가 대다수다보니 기업들이 재차 범햄을 저지를 수 있게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공정위 조사가 지지부진한 사이 제당회사들의 진술 조작 등 증거인멸까지 이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검찰은 최근 CJ제일제당 법무실 관계자에 대한 압수수색까지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