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벌떼입찰' 호반건설 공정위 과징금 243억원 확정

송민경 (변호사)기자
2025.11.20 13:51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사진=뉴시스

'벌떼입찰' 등으로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서 과징금 608억원 처분을 받은 호반건설이 불복 소송에서 일부 승소해 과징금이 243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20일 호반건설이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명령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2023년 6월 공정위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위반으로 호반건설에 과징금 총 608억원을 부과했다.

호반건설이 김상열 회장의 장남 소유의 호반건설주택과 자회사, 차남 소유의 호반산업 등 2세들이 소유한 계열회사들을 부당하게 지원했다는 것이다.

호반건설은 2013~2015년 추첨방식의 공공주택 입찰 당시 다수 계열사를 설립하고 비계열 협력사를 동원해 입찰에 참여하는 이른바 '벌떼 입찰'로 공공택지를 확보해 낙찰받은 23개 택지를 2세 회사에 양도하는 등의 행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호반건설은 2세 회사에 공공택지 입찰신청금을 414회에 걸쳐 무상으로 빌려주기도 했다. 공공택지 추첨 입찰에 참여하는 각 회사는 수십억원 규모의 입찰신청금을 납부해야 한다.

호반 측은 공정위 처분에 불복해 서울고법에 소송을 냈다. 공정위 결정은 1심 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져 2심 법원에서 다툴 수 있다.

재판은 공정위가 지적한 △호반건설이 2010~2015년 23건의 공공택지를 2세들의 회사에 무수익 전매한 행위 △호반건설이 414회에 걸쳐 약 1조5000억원의 입찰신청금을 무상대여한 행위 △호반건설이 2세들의 회사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대해 무상으로 지급보증한 행위 △호반건설이 주택개발사업 현장에서 공사를 타절한 후 2세들의 회사에 이관한 행위 등 4가지에 대해 위법성을 판단했다.

서울고법은 호반건설이 받은 과징금 608억원 중 243억원만 납부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공공택지 전매 행위와 입찰신청금 무상대여 행위는 부당지원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과징금 부과를 취소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고 과징금을 줄인 2심 법원의 판결을 받아들여 확정했다.

대법원은 "호반건설이 PF 대출 지급보증을 무상으로 제공해 신용위험을 떠안게 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례"라며 "통상적인 거래 관행에 부합한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이어 "호반건설은 2세들의 회사로부터 상당한 지급보증수수료도 받지 않아 부당지원행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공동주택 시행 기회를 제공한 행위에 대해서도 대법원은 "공사를 이관하면서 별도 대가를 받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2세들에 대한 이익제공 의도가 인정된다"며 "20억원에 가까운 부당한 이익을 귀속시켜 부당성을 부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반면 공공택지를 공급가격에 전매한 것에 대해 대법원은 "공공택지를 공급가격을 초과하는 가격에 거래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며 "과다한 경제상 이익을 제공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입찰신청금을 무상으로 지원한 것에 대해 대법원은 "입찰신청금을 무상으로 대여받은 후 받지 않은 이자 상당액인 지원금액은 회사별로 820만여원에서 4350만여원에 불과해 이를 '과다한 경제상 이익'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부당지원행위로 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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