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가 유출됐다는 문자만 오고 보상 얘기는 없어서 당황스러워요."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사태에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피해를 입은 고객들은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일각에선 단체로 손해배상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20대 이모씨는 1일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전화번호, 주소까지 유출됐다는데 죄송하다는 말뿐이면 다냐"며 "제대로 된 보상을 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쿠팡이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이후 개인정보 유출 고객들에게 사과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유출에 따른 보상에 대해선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50대 오모씨도 "정보가 어디에 떠돌고 있을지 좀 불안하다"며 "대기업인 만큼 피해보상을 확실히 하고, 철저히 재발 방지를 해서 고객정보를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엑스(X·구 트위터) 등 주요 소셜미디어에서도 이번 사태 관련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문자로 통보했는데 피해보상 내용이 없다" 등 글이 수백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일부 피해자들은 쿠팡의 부실 대응을 지적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4만여명의 회원을 보유한 '쿠팡 해킹 피해자 모임' 등 온라인 카페들은 단체 소송을 준비한다는 공지글을 게시했다. 김경호 법률사무소 호인 변호사도 지난 29일 페이스북에 단체 손해배상소송 진행 계획을 밝혔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3047명이 소송 참여 의사를 밝혔다.
올해 초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불거졌던 SK텔레콤은 지난달 개인정보 분쟁조정위원회로부터 1인당 손해배상금 30만원을 지급하라는 조정안을 통보받았다. 다만 SK텔레콤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소송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법원이 개인정보 유출 관련 배상 판결을 내린 사례도 있다. 2016년 인터파크 해킹 사건 당시 집단소송을 제기한 소비자들은 인당 10만원의 배상을 받아냈다. 2014년 신용카드 3사 정보유출 사건 때도 법원은 원고 1인당 10만원씩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전문가들은 정보 유출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배상이 이뤄지도록 법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피해자 보상과 기업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집단소송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SK텔레콤도 사과를 했지만 법원 판결이 있기 전까지는 (배상이 아닌) 말로만 대응하고 있다"면서 "쿠팡 사태 역시 법 개정이 되지 않는 이상 회원들에게 실질적 피해 보상이 돌아가는 건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는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에겐 보상해주지 않는데, 미국은 한두 사람이 승소하면 나머지 피해자에게도 배상을 해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하지 않더라도 관련자가 승소를 한다면 나머지에게도 배상 책임을 물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명주 서울여대 지능정보보호학부 교수도 "비슷한 (정보유출) 사건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 강력한 메시지가 없으면 기업이 보완 분야를 투자가 아닌 비용으로만 볼 것"이라며 "이제는 (집단소송을) 도입해야 하는 시기라고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