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명된 재건축 조합원 "납입금 돌려줘"…대법 "신의성실 원칙에 반해"

이혜수 기자
2025.12.07 09:00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사진=뉴시스

지역주택조합사업 승인이 지연됐을 때 전액 환불을 약속받았더라도 계약상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조합원에서 제명됐다면 계약의 무효나 취소를 주장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경남 창원시 한 지역주택조합 조합원 A씨와 B씨가 "납입금을 반환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법에 돌려보냈다고 7일 밝혔다.

A씨 등은 창원 한 아파트 건립사업 추진을 위한 지역주택조합에 2015년 가입했다. 분담금을 납부하고 아파트 1세대 소유권을 이전받기로 하는 계약도 체결했다. 분담금은 지역주택조합 사업을 할 때 조합원들이 아파트 건설을 위해 납부하는 토지매입·공사비 등을 뜻한다.

해당 지역주택조합은 계약 당시 '2015년 12월까지 사업 승인 신청을 접수하지 못할 경우 계약금을 전액 환불한다'는 내용의 확약서를 교부했다. 실제 사업계획승인 신청은 2016년 5월 접수됐고 승인은 7월에 받았다.

이 과정에서 A씨 등은 추가 분담금을 납부하고 경남은행과 중도금 대출계약을 체결했다. 지역주택조합은 연대 보증을 제공했다. 그러나 A씨 등은 대출 만기일까지 변제를 하지 않았고 지역주택조합이 대신 변제를 한 뒤 이들을 조합원에서 제명했다.

이에 A씨 등은 지역주택조합을 상대로 이미 납입한 분담금을 반환해달라며 소송을 냈다. 1심과 2심은 A씨 등의 손을 들어줬으나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조합에서 제명된) A씨 등이 이미 납입한 분담금의 반환을 구하는 것은 신의성실 원칙에 반해 허용될 수 없다"며 사건을 다시 판단하도록 창원지법에 돌려보냈다. 신의성실 원칙이란 사회 공동생활의 일원으로서 상대방의 신뢰를 헛되이 하지 않도록 성의 있게 행동해야 한다는 법의 일반원칙을 뜻한다.

대법원은 "조합이 시행하는 주택건설사업은 다수 조합원의 주거권과 직결된 공공성을 가지므로 제명된 조합원에게 전액 환불을 인정하면 다른 조합원에게 불이익이 발생한다"며 "환불보장 약정의 무효나 조합가입 계약의 취소를 인정한 원심은 법리 오해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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