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달리는 기술유출범들…"전문 수사 교육 필요"

이강준 기자
2025.12.15 05:03
2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나노코리아 2025'에서 관람객들이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연관없음/사진=뉴스1

첨단을 달리는 기술유출 방식을 이해하고 이를 차단-검거까지 이어지려면 수사관들에게 실무 위주 전문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뛰는 기술유출범을 잡기 위해 나는 수사기관이 필요한 셈이다.

14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발생한 해외기술유출 사건(검찰 송치 기준)은 △2021년 9건 △2022년 12건 △2023년 22건 △2024년 27건 △2025년(1~11월 누적) 33건이다.

기술유출 건수 뿐 아니라 유출의 방식도 점점 발전하고 있다. 기존엔 USB 등 외부 저장장치를 이용하거나 출력물을 대량으로 인쇄해 기술을 빼갔지만 이젠 한국에 현지 법인을 세워 조직적으로 빼간다거나 회사 밖 외부망을 이용해 원격으로 유출하기도 한다.

올해 기소된 에스볼트코리아와 그 관계자들은 중국 법인이 고려대학교 산학관에 연구소 겸 사무실을 차려 주요 전기차에 들어가는 국가핵심기술을 탈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에스볼트의 모기업인 장성기차가 조직적으로 기술 탈취 관련 지시를 내린 것으로 보고 함께 검찰에 넘겼다.

에스볼트코리아는 핵심 배터리 기술을 다루는 국내 대기업 연구원에게 접근했다. 국내에 사무소가 있으니 중국 본사 사무실에서 일을 하지 않도록 해주겠다며 에스볼트코리아로 이직하도록 유혹했다.

해외법인의 약한 보안망을 우회해 기술을 빼간 사례도 있다. 서울경찰청 산업기술안보수사대는 지난 10월 LG에너지솔루션 수석연구원으로 근무했던 A씨(49)를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LG에너지솔루션 중국 난징 공장에서 근무하던 A씨는 2023년 11월 인도 회사로 이직하면서 이곳에서 생산되는 배터리 기술을 넘겼다.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기술유출 수사관들은 범죄를 포착하고 의율하는 '법 지식'과 깊이있는 수사를 진행하기 위해 포렌식 등 '기술 지식'도 폭넓게 갖춰야 한다. 여기에 어떤 기술이 가치있고 기술유출범의 표적이 되는지 파악하는 시각도 있어야 한다.

특히 기술 지식은 기업의 보안 수준이 높아질수록, 기술유출범의 범행 방식이 발전할수록 더욱 필요하다. 이를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선 경찰 내부 교육 뿐 아니라 첨단 보안을 개발·연구하는 대학 등 외부 기관의 교육이 필수적이다. 수사관들간 도제식 교육에서 체계적·대대적 교육으로 확장시켜야 하는 과제도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사건이 많거나 우수 수사관이 모여있는 곳은 교육의 기회가 많지만 그 외 지역에선 접근이 어려운 것도 사실"이라며 "경찰 내부에서 소화가 어려운 부분은 외부 기관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기회를 확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찰청도 새 기술과 범죄 수법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실무 전문 교육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현재 기술유출 수사관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다양한 국내외 대학, 기관들과 협업하여 실무 맞춤형 교육을 진행 중"이라며 "새롭게 등장하는 기술과 범죄 수법에 대해서도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문 교육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