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자격증 단돈 7만원"...외국인 근로자에 '가짜 자격증' 판 일당

이정우 기자, 민수정 기자
2025.12.23 12:00
검거된 일당이 제작해 유통한 건설 자격증. /사진제공=서울경찰청.

국내 취업을 원하는 외국인에게 대가를 받고 위조 등록증 및 자격증을 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이를 구매해 취업에 사용한 외국인들도 검거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대는 공문서 및 사문서 위조 등 혐의를 받는 국내 모집·유통책 남성 A씨(베트남 국적)와 자금 세탁책 남성 B씨(중국 국적)를 검거해 구속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은 국내 모집책과 공모해 위조 의뢰자를 모집한 혐의를 받는 베트남·중국 총책도 추적 중이다.

A씨 일당은 지난 4월부터 소셜미디어 광고로 합법 체류나 국내 취업을 희망하는 외국인에게 대가를 받고 외국인 등록증 및 건설 관련 자격증을 위조·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건설현장 팀장이었다.

A씨와 함께 위조·알선한 한국인 남성 역시 검거됐지만, 구속은 면했다. 한국인 남성은 하도급 공사 업체를 운영하면서 무자격 외국인에게 위조 신분증을 구매하게 만든 뒤 일을 시켰다.

B씨는 의뢰자들로부터 받은 돈을 환치기·해외 송금 등 방법으로 총책에게 보냈다. 한 번 위조할 때마다 7~15만원을 받았다. 지난 5월부터 두 달간 위조한 등록증만 72명분이다.

총책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해외에서 각종 신분증 및 자격증을 위조해준다는 광고 글을 게시했다. 외국인 커뮤니티에 '취업가능' '자격증 발급' 등 문구로 홍보했다. 경찰은 총책을 한 명 이상일 가능성도 염두하고 있다.

총책은 B씨에게 돈을 받고 위조 문서를 휴대폰 케이스 표지 뒷면에 숨겨 국내 유통책에 택배를 보냈다. 경찰에 따르면 위조 신분증은 실제 진품과 다른 점이 없었다. 택배를 수령한 유통책은 위조 의뢰자한테 이를 전달했다.

검거된 일당이 위조 신분증을 제작 및 유통한 경로. /사진제공=서울경찰청.

위조문서 의뢰자 72명도 경찰에 붙잡혔다. 의뢰자 국적은 다양했는데 이 중 52명이 중국 출신이며 5명은 불법체류자였다. 경찰은 서울(강서·영등포·동대문)과 충북(제천) 등 건설 현장 및 유흥업소에서 허위 외국인등록증을 사용해 취업한 16명을 붙잡았다. 외국인 등록증은 국내에서 장기체류 및 신분 확인 용도로 사용된다.

경찰은 서울(잠실), 인천(송도) 그리고 충북(제천) 등 건설현장에 취업한 외국인 1398명을 조사했다. 그 결과 위조 기초안전보건교육 이수증을 이용한 의뢰자 등 38명을 검거했다. 또 국가기술자격증 위조를 의뢰한 외국인 21명도 붙잡았다.

현재까지 경찰이 파악한 범죄 수익은 700만원이다. 경찰 관계자는 "추가로 3000만원 상당 돈도 범죄수익금인지 살펴보는 중"이라고 했다.

경찰은 최근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는 건설 현장에 불법체류 및 무자격 외국인들이 취업해 산업재해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건설 관련 국가기술자격증 위조 사례도 다수 확인돼 부실시공 및 건축물 하자 발생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경찰은 향후 위조 범죄 근절을 위해 관계기관과 협업을 강화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 및 단속을 이어갈 방침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