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대형 로펌들이 검찰 출신 전관 변호사 영입을 줄이는 추세다. 다만 새 정부 들어 중대재해처벌법과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는 등 기업 규제가 강해지면서 공안 검사 출신은 인기를 얻고 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주요 대형 로펌 중 △지평 △화우 △바른은 지난해 검찰 출신 변호사를 1명도 영입하지 않았다. 광장은 2024년 4명에서 지난해 3명으로, 대륙아주는 같은 기간 2명에서 1명으로 줄였다.
태평양·세종이 검찰 출신 변호사 영입을 대폭 늘렸지만 이는 송무 분야를 강화하려는 내부적 판단에 따라 이례적으로 내린 조치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간 검찰 출신 변호사들은 로펌들의 영입 선호 1순위였다. 수사·공판 경험이 풍부하고 검찰 내부 의사결정 구조를 잘 알고 있어서다. 사건 난이도가 높은 금융·경제 관련 사건에 수사기관의 시각으로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도 선호도를 높이는 요인이었다.
하지만 오는 9월 검찰청이 폐지되고 검찰이 직접 수사를 하지 않게 되면서 검찰 출신 변호사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선호도가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공안부(현 공공수사부) 검사 출신들은 주가가 오르고 있다는 것이 법조계 안팎의 평가다. 공안부는 국가보안법 위반·선거범죄·정당·노동·집회시위·대공·안보 등과 관련된 사안을 수사하는 검찰 부서다. 현재는 공공수사부로 이름이 바뀌었다.
공안부는 1990년대까지 특수부(현 반부패수사부 등)와 함께 로펌의 영입 대상 1순위였다. 이후 공안 사건이 줄어들면서 점차 인기가 시들해졌지만 최근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노란봉투법 등이 시행되면서 로펌들이 노동 분야 사건에 강점을 가진 공안 검사 출신 변호사를 다수 확보하려는 것이다.
실제로 업계 최상위 김앤장은 지난해 공안부 검사 출신만 2명을 영입해 중대재해대응 그룹에 포함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광장 △태평양 △세종 △동인 등도 지난해 영입한 검사 출신 변호사 중 상당수가 공안 검사 출신이다.
한 대형로펌 파트너 변호사는 "이번 정부 들어 중대재해 등 노동에 관해 대통령이 강조한 부분도 있고 관련 분야 중요성도 늘어날 것으로 본다"며 "기업들은 사전 대비도 해야 하므로 송무 분야뿐 아니라 자문 분야에서도 공안부 출신들이 활약할 수 있다"고 했다.
한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사표를 냈던 검사가 많은 반면 로펌 수요는 그만큼 안되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공안 쪽이 인기 있는 것은 맞다"고 밝혔다. 그는 "중처법·노란봉투법으로 노동 사건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지난해 영입을 기반으로 향후 상황을 지켜보려는 로펌도 많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