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사면금지법' 위헌 논란 넘을까

오석진 기자
2026.02.23 16:44
국회의사당 청사(왼쪽)와 서울법원종합청사(오른쪽). /사진=뉴스1

내란·외환죄로 처벌받은 사람은 사면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이른바 '내란 사면금지법'에 대해 위헌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3일 전체회의를 열고 사면법 개정안을 심사한다. 이날 법사위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 개정안에는 내란 및 외환죄, 군형법상 반란죄 및 이적죄 등 중대 범죄에 대해서는 특별사면을 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국회 재적 5분의 3 동의가 있을 때만 가능한 단서 조항도 달렸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추진하는 개정안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사면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9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역사적으로 중형을 선고받은 전직 대통령들이 사면을 받은 사례가 많다는 점도 입법을 추진하는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전두환 전 대통령은 윤 전 대통령과 같은 혐의인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돼 무기징역이 확정됐지만, 1997년 특별사면됐다.

윤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혐의 판결문에 '대통령 권한인 비상계엄도 내란죄'가 될 수 있다고 언급된 잉글랜드 왕 찰스 1세의 판결을 아들인 찰스 2세가 왕정에 복고한 뒤 무효로 만들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1심 선고기일에서 지귀연 부장판사의 판결문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러나 법조계에선 이번 사면법 개정안을 두고 위헌 논란이 일고 있다. 사면권을 법으로 제한할 수 있지만 특정 죄명에 대한 사면을 금지하면 '처분적 법률' 성격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처분적 법률이란 법률 그 자체로 곧바로 법적 효과를 발생시키는 법률을 말한다. 법률은 보편타당해야 하는데, 처분적 법률은 성격상 특정 사건이나 대상을 겨냥하게 된다. 이에 사안이 긴급하고 중대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입법된다.

한 부장판사는 "특정 사안이나 죄명을 사면법에 넣으면 '처분적 법률'의 성격이 강해져 위헌성 우려가 있다"고 했다. 또 "일각에서는 가석방이 없는 무기징역형 가능성도 제기하나 이는 우리 형법 체계상 선고가 불가능"이라며 "해당 법이 만들어져도 항소심에서 소급 적용이 어려울 것이라 사면을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된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부장판사는 "죄명이 같아도 사람마다 범죄사실은 다르다"며 "내란 우두머리가 있고 부하가 있어서 범죄의 경중이 다른데 이들 전체 사면을 금지하는 것이 괜찮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판결문의 잉크가 마르지도 않았는데 법안이 통과됐다"며 "국회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 찬성 조항도 다음 정권을 의식해 두 권력(입법·행정)이 모두 바뀌어야만 사면을 가능토록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