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용 검사가 이재명 대통령이 연루된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 과정에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측에 진술 회유를 시도한 정황이 담긴 녹음파일이 공개된 이후 진실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박 검사가 "짜집기 녹취"라며 반박에 나서자 이 전 부지사 변호인이 추가로 통화 녹취를 공개하겠다고 했다.
박 검사는 30일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전체 통화를 공개하지 않은 짜깁기"라며 진술 회유 시도에 대한 6가지 반박 근거를 제시했다.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인 서민석 변호사가 먼저 '종범으로 의율해달라'며 선처 요구를 했고 법리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거절하며 설명한 내용이 짜깁기 됐다는 것이 주된 주장이다.
박 검사는 이 밖에도 △대북 송금의 주된 목적이 '경기지사 방북'이기 때문에 경기도지사를 표적 수사한 게 아니라 주요 수사 대상으로 봤다는 점 △선처 요청에 대해 수사팀에서 검토했으나 법리에 맞지 않아 거부했고, 수사 거래 등이 없었다는 점 △이 전 부지사가 진술을 법정에서 번복하면서 검찰 진술은 대북 송금 등 확정판결의 증거로 사용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 변호사는 수십 통의 전화 변론을 했다"며 "그런데 단 한 통의 전화도 통째로 공개하지 못하고 오로지 검사의 대화만 자신의 허위 억지 주장대로 짜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서 변호사는 이날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박 검사와 추가 통화한 게 있다"며 추가 폭로 계획을 밝혔다. 전체 녹음 파일 분량이 5~6시간에 달할 수 있다고 알려져, 향후 치열한 진실 공방이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드러난 내용을 보면 부적절한 부분이 있다는 지적이 있다. 양태정 법무법인 광야 변호사는 "대한민국에서 '플리바게닝'이 법제화되지 않은 상태이기도 하고 다른 피의자를 처벌하기 위해 자백을 하란 것을 유도한 것이라 공정하지 못한 수사"라고 했다. 이어 "할 얘기가 있다면 의견서 등 서면이나 법정에서 해야 했는데 따로 제안을 줬다는 점에서 어떤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는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법조계에선 녹취 내용의 진위를 먼저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익명을 요청한 한 변호사는 "검사가 실무상 변호사와 소통할 때도 있고 그 과정에서 무리한 부탁을 받아서 이에 대응하는 때도 생긴다"며 "전체 녹취 내용을 살피며 정말 악의적으로 내용이 편집된 건 아닌지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서 변호사와 기자회견 열고 박 검사가 "(이 전 대통령이) 완전히 주범이 되고 이 사람(이 전 부지사)이 종범이 되는 식의 자백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박 검사는 당일 "그건 오히려 본인(서 변호사)이 나에게 제안했고 내가 안 된다고 했던 이야기"라며 즉각 반발했다. 수사팀에 관여했던 전직 검사 일부도 "수사 당시 검찰에서 이 전 부지사에게 압박·회유·허위진술을 종용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냈다.
대북 송금 사건은 이 전 부지사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에게 부탁해 2019년 1월~2020년 1월 다섯 차례에 걸쳐 북한 측에 지급하기로 약속한 스마트팜 사업비 500만달러와 당시 도지사였던 이 대통령의 방북 비용 300만달러를 대신 전달하게 했다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