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천 한 유치원 20대 교사가 고열과 통증 속에서도 출근을 이어가다 끝내 숨진 사건과 관련해 고인이 숨지기 전 지인들에게 보낸 메시지가 공개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30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부천 사립유치원 교사 사망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이 고열이 있던 기간 출근을 할 수밖에 없었던 정황을 공개했다.
고인은 1월 24일부터 고열을 동반한 감기 증세를 보였는데 발표회 준비 등으로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했다고 한다.
지난 1월27일에는 퇴근 후 병원을 찾아 수액 치료를 받던 중 원장에게 보고했다. 고인은 원장에게 "원장님, 독감 검사를 했는데 B형 독감이라고 해요. 몸 관리 좀 더 신경 썼어야 했는데 죄송해요. 수액 맞아서 증상은 금방 호전될 것 같습니다. 내일 마스크 쓰고 출근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했다.
다음날에는 부모가 출근을 만류하자 "나오지 말라고 안 하는데 어떻게 출근을 안 해"라고 말했다는 유족 증언이 있었다고 한다.
같은 달 30일에는 결국 조퇴 의사를 밝혔으나 인수인계 등으로 바로 유치원에서 나오지 못했고 그날 밤 목에서 피가 나온 후 응급실을 찾았으나 의식불명이 됐다.
고인은 이때부터 중환자실 등 병원에서 치료받았는데 전교조에 따르면 고인이 병원에 입원해있던 지난 2월10일 사직서가 허위로 작성됐고 12일에 면직 처리됐다. 고인은 그달 14일에 B형 독감으로 인한 패혈성 쇼크로 사망했다.
유가족은 지난 3일에 해당 유치원 앞에서 시위했는데 부천시교육청은 유가족을 민원 유발자로 규정했다고 한다. 또 고인은 초과근무를 하거나 휴일 근무를 해도 수당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영환 전교조 위원장은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았을 일이 이제 겨우 24살 초임교사의 죽음으로 세상에 드러났다"며 "선생님의 건강도 실력이라는 관리자들의 낡은 인식이, 아픈 교사를 대체할 수 없어 내가 아프면 다른 사람이 피해를 보는 낡은 시스템이 초임교사를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말했다.
이어 "사립유치원이 얼마나 그들만의 세상에 갇혀 사람을 우습게 여기는지 보여 주고 있다. 이제는 그들만의 세상이 얼마나 잘못된 세상이었는지 깨달을 시간"이라며 "직무상 재해를 인정받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노동이 존중받고 교사가 인간답게 교육할 수 있는 공간에서 참다운 교육이 꽃필 수 있다는 진리를 검증해 가겠다"고 말했다.
고인 아버지는 "남겨진 가족의 슬픔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이 자리에 선 이유는 이런 아픔이 다른 가족에게는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라며 "선생님들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아이들을 돌볼 수 있기를 바란다. 아이들을 돌보는 교사들이 보호받는 사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