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 증축·대수선·용도변경 등 위반 건축물에 시정명령을 내려도 원상복구로 이어지는 비율이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건물주들이 이행강제금을 내더라도 임대 수익이 더 커서 불법을 이어가는 관행이 이어지면서 제도 보완 필요성이 제기된다.
1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4년 12월 기준 전국 위반 건축물은 14만7726동으로 집계됐다. 2020년 12만8741동에서 △2021년 13만3399동 △2022년 13만7916동 △2023년 14만3339동으로 매년 증가세다.
서울의 위반 건축물 적발 건수도 매년 10만건 안팎으로 많다. 2024년 10만467건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가 지난해 9만9623건으로 소폭 줄었지만, 올해는 4월까지 9만9499건에 달해 다시 최대치를 기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문제는 적발 이후에도 시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시정명령 이후 실제 이행 완료 비율은 40~50% 수준에 그친다. 건물 구조상 신속한 원상복구가 어렵고 비용 부담과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시정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
시정명령과 함께 이행강제금을 부과하지만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법상 건폐율·용적률을 초과하거나 무허가 건축을 한 경우 시가표준액에 면적을 곱한 금액의 50%, 무허가 용도변경은 10% 수준의 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
하지만 건물주 입장에서는 이행강제금을 일종의 비용으로 인식하고 위반 상태를 유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이행강제금을 1회만 부과하는 등 반복 제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인력·예산 부족으로 상시 점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렇다보니 '적발돼도 남는 장사'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시정 유인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실제 법원 판례에서도 처벌 사례가 확인된다. 서울동부지법은 지난달 31일 건축법 위반 혐의로 건물주 심모씨(82)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그는 2017년부터 2023년까지 6차례에 걸쳐 건물 용도를 무단 변경했다. 별도 허가없이 업무시설(주거업무시설군)을 제1종 근린생활시설(사무용품점) 등으로 바꿨고 고시원과 원룸텔, 체력단련장 등이 혼재된 복합 생활 공간으로 운영하며 수익을 낸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위반 건축물이 방치될 경우 제3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건물 구조나 화재 안전 등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아 임차인이 거주기간 내 안전사고 위협에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대전 안전공업 화재 등 무단 증측이 피해를 키우는 원인으로 꼽히는 화재 사례가 많다. 또 매도인의 불법행위 책임이 매수인에게 전가될 우려도 있다.
김예림 법무법인 심목 변호사는 "이행강제금을 부과해도 위법 건축물이 유지되는 건 결국 수익이 더 크기 때문"이라며 "금액을 올리는 등 위법 건물주에 대한 처벌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률적인 규제 강화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김 변호사는 "저소득층이 거주하는 근린생활시설 주거는 현실을 반영해 과도한 규제보다는 양성화와 관리 방안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며 "현실과 맞지 않는 규제는 완화하되 위반 행위에 대한 책임은 엄격하게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