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경기 부천시 제일시장에서 60대 후반 운전자 A씨가 몰던 1톤 트럭이 시장 매대로 돌진했다. A씨는 시속 35~41㎞ 속도로 질주해 상인과 시민들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4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쳤다. 경찰은 사고 원인을 페달 오조작으로 최종 판단했다.
#지난달 경기 수원시 한 초등학교 인근에서 80대 운전자 B씨가 몰던 차량이 중앙선을 침범해 9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최소 3명이 다쳤다. B씨는 "브레이크 페달 대신 가속 페달을 밟았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구 고령화의 영향으로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가 매해 증가하는 추세다. 노년층의 이동권을 보장하면서도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경찰청과 한국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사고 건수는 4만5873건으로 전년도(4만2369건) 대비 8.3% 증가했다. 이로 인한 사망자 역시 761명에서 843명으로 10.8% 늘었다.
운전하는 고령층이 늘면서 교통사고 위험 역시 함께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국내 고령인구는 1051만명으로 전년보다 5.8% 늘었다. 이 중 운전면허 소지자는 563만명으로 8.9% 증가했다.
정부는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고령운전자가 면허를 자진 반납하면 금전적 혜택을 제공하는 '면허 반납 제도'가 대표적이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지난해 공개한 '고령 운전자 교통안전 국내외 정책과 입법 현황'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반납률은 평균 2.3%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정부가 '75세 이상' 운전자는 3년마다 면허를 갱신하고 교통안전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고 있는데 기준 연령을 '70세'로 낮춰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경찰청이 고령 운전자를 대상으로 운전 능력을 진단하기 위해 올해 시범 운영에 들어간 '운전능력 진단시스템'도 7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다.
도로교통공단은 지난해 12월 70세부터 인지 능력이 저하된다며 면허 관리 대상을 70세 이상으로 확대 적용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현재 시력 중심인 적성검사를 과학적 방법으로 전환하고, 인지능력 수준에 따라 익숙한 생활권 내 운전만 허용하는 등의 조건부 운전면허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고준호 한양대 도시대학원 교수는 "고령 운전자의 이동권을 보장하면서도 실효성 있는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며 "제도화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현재의 기술 수준과 사회적 수용성을 고려해 실현할 수 있는 방안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면허 관리 대상 연령을 낮추고, 고위험 운전자의 야간 운전을 제한하는 등 방식이 대안이 될 수 있다"며 "대중교통이 편리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조건부 면허 제도를 우선 도입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