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기사를 폭행하고 차에 매단 채 1.5㎞를 달리다 숨지게 한 30대에게 검찰이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24일 뉴시스에 따르면 대전지법은 이날 살인,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운전자 폭행),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 A씨에 대한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검찰은 A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살인의 고의를 부인하고 있으나 차량 블랙박스 영상 등 여러 증거에 비춰 혐의는 충분히 소명됐다고 본다"며 "피해자를 살해할 동기가 없음에도 차에 매단 채 장거리를 주행하고 급가속하며 수차례 사고를 내 범행 수법이 잔혹하기 그지 없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기억상실을 주장하며 범행을 일부 부인하고 있어 개전의 정을 찾아볼 수 없다"며 "생명에 대한 침해는 이유를 불문하고 용납해서는 안 되며 뚜렷한 동기를 찾기 힘든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 또 유족들에게 용서받지 못한 점을 고려하면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A씨 변호인은 이날 재판을 방청한 피해자 유족을 향해 "변호인으로서 먼저 사죄드린다"고 사과하면서도 "여러 사정을 두루 참작해 피고인의 책임에 부합하는 형을 정해달라"고 항변했다. 결심 전 피고인 신문에서 A씨 변호인은 범행 당시 A씨가 지인에게 전화해 누가 운전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하거나, 출동한 경찰관에게 자신이 북한 첩보요원이라고 말하는 등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전하기도 했다.
A씨는 최후 진술에서 "잘못된 행동으로 고통 속에서 돌아가셨을 고인에게 죄송하고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가 생긴 유족에게도 죄송하다"며 "용서받을 수 없는 죄의 무게를 평생 반성하며 짊어지고 살겠다. 죄송하다"고 했다.
피해자 유족 변호인은 "피고인에게 정상참작할 경위가 전혀 없고 엄벌이 내려지지 않는다면 대리기사를 상대로 한 유사 범죄가 반복될 우려가 있다"며 A씨에게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말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14일 오전 1시15분쯤 대전 유성구 관평동의 한 도로에서 60대 대리기사 B씨를 운전석에 매단 상태로 운전하고 수차례 사고를 내 B씨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는 방지턱을 넘을 때 불편했다는 등 이유로 욕설을 하며 B씨를 폭행하고 돌연 운전석 밖으로 밀쳐 운전대를 빼앗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안전벨트에 몸이 걸린 채로 약 1.5㎞를 끌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차량은 도로 연석과 중앙분리대 등을 수차례 들이받고 멈춰섰다.
B씨는 사고로 머리를 크게 다쳐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52%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