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횡단보도를 건너던 초등학생이 현수막 고정 줄에 목이 걸려 실신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정부가 오는 6월3일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그동안 방치돼 온 불법·무질서 현수막에 대한 집중 단속에 나서기로 했다.
4일 뉴시스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이달부터 지방선거 전날인 6월2일까지 약 한 달 동안 불법 현수막에 대한 단속 강화에 나선다.
그동안 선거철만 되면 정당 및 후보자 홍보 현수막, 투표참여 권유 현수막 등이 거리 곳곳에 무분별하게 설치돼 도시미관을 해치고 안전을 위협하는 문제가 반복돼 왔지만 선거운동 보장이라는 이유로 지방정부에서는 옥외광고물법은 엄격하게 적용하지 못했다.
행안부는 지난달 1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실무 협의를 거쳐 마련한 '선거광고물 관리지침'을 각 지방정부와 정당에 안내했다. 선거광고물 관리지침은 헌법과 법률에 명시된 정치적 표현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하되 공공의 안전과 질서를 지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에 따르면 공직선거법에 따라 선관위가 승인한 선거후보자 현수막과 정당현수막은 옥외광고물법에 따른 허가·신고 등의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다. 반면 △투표참여 권유 △후원금 모금고지 △선거일 후 답례 △후원회 사무소용 광고물은 옥외광고물법이 직접 적용돼 허가·신고 등의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또 △당내경선운동 △예비후보자 △선거운동기구 △정당선거사무소 및 △당사게시 선전용 광고물은 자율책임이 적용돼 옥외광고물법이 즉시 적용되진 않지만, 안전확보 및 유지·보수 책임을 후보자 등에게 부여했다.
이런 현수막들은 장소나 수량 기준을 어기면 지자체가 즉시 시정명령을 내리거나 강제 철거할 수 있게 된다. 후보자가 직접 관리하는 선거 사무소 현수막 중에서도 추락이나 파손 위험이 있으면 지자체가 곧바로 개입해 정비할 수 있다.
실제 행안부 집계 결과 올해 1분기(1~3월) 전국에서 규정 위반으로 정비된 정당 현수막은 2만9582개로, 지난 4분기 2만8341개보다 4.4% 증가했다.
행안부는 "단속이 느슨한 주말과 공휴일에도 별도 대응팀을 가동해 단속 공백을 없앨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5일 경기 포천시 소흘읍 한 교차로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초등학생 A군이 낮게 설치된 현수막 고정 줄에 목이 걸려 실신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 목 부위에 강한 압박을 받은 A군은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졌으며 이후 인근 병원에 이송돼 치료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사고를 목격하고 119에 신고한 김현규 포천시의원은 사고 발생 3일 후 "부모님과 직접 연락이 닿았다. 아이는 현재 두개골 골절과 구토 증세로 식사도 제대로 못 하는 힘든 상황이라고 한다"며 "단순한 사고가 아니다. 현수막 하나가 아이의 평온한 일상과 건강을 앗아갔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뿌리 뽑아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