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알바 갔더니 "돈다발 옮겨라" 수상...잠복 끝 '피싱 조직원' 검거[영상]

박진호 기자
2026.05.27 05:09
신분증 제시를 요구하자 도주하는 피의자 모습. 피의자는 약 50M를 달렸지만 결국 검거됐다. 당시 신풍지구대 4팀의 손지웅 경장, 정승채 경사, 김민기 경감은 피의자 추적과 잠복 작전을 위해 사복을 입었다. /영상=독자제공

중국 국적의 보이스피싱 조직 감시책이 일선 지구대 경찰관들의 잠복과 추적 끝에 붙잡혔다. 경찰은 조직이 고용한 '현금 수거 아르바이트생'의 신고를 토대로 현장 검거에 나섰다.

2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지난 15일 중국 국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를 준현행범으로 체포해 수사 중이다. A씨는 수거책으로부터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건네받아 편취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A씨가 현금 수거책을 감시하는 역할을 맡았던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의 신분 확인 요구에 도주하는 경우에도 현행범으로 간주해 체포할 수 있다.

A씨 검거는 B씨의 보이스피싱 의심 신고로 시작됐다. B씨는 아르바이트 업무로 서울 동작구 한 장소로 이동하라는 지시를 받은 뒤 현장에 보관된 돈을 가져오라는 후속 지시를 받고 범죄를 의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그는 며칠 동안 소정의 교통비와 식비를 받으며 '주변 사진 촬영' 등 단순 업무만 수행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접수한 신풍지구대는 B씨를 직접 지구대로 데려와 상황 파악에 나섰다. 실제 보이스피싱 피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서울 동작경찰서에 공조를 요청하는 한편 B씨가 들고 온 현금 다발을 일일이 확인했다. 돈다발은 약 1100만원 상당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조직 측이 신고 사실을 눈치채지 못한 상황에서 즉시 검거에 나서야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후 신풍지구대는 영등포서 강력팀 지원을 받아 B씨와 함께 조직이 지정한 접선 장소로 이동했다. 경찰은 사복 차림으로 잠복에 나섰고 실제 현금 대신 '가짜 돈다발'을 준비했다. 또 B씨가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에 대비해 보호 조치도 마련했다.

잠시 뒤 접선 장소에는 A씨가 나타났고 경찰은 현장에서 검거 작전에 들어갔다. A씨는 경찰의 신분증 제시 요구를 받자 도주를 시도하다 제압됐다. A씨는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실시간으로 접선 장소를 바꿨지만 B씨 주변을 따라다니던 인물의 신발을 기억한 김민기 경감의 눈썰미에 용의자로 특정됐다.

도주하는 A씨를 검거한 손지웅 경장은 "타 관할에서 발생한 사건이었지만 지금 놓칠 경우 추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에 검거에 나섰다"며 "시민들의 평온한 일상 유지와 피해자 보호를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돈을 가져오거나 전달해달라는 아르바이트는 범죄에 연루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의심이 들 경우 즉시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 신풍지구대 4팀 모습. 왼쪽부터 김민기 부팀장(경감), 손지웅 경장, 박충영 팀장(경감). /사진=박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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