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급 과학자 모셔온다"…톱티어 비자, 교수·연구원까지 확대

양윤우 기자
2026.05.31 12:00
정성호 법무부 장관/사진=머니투데이 DB

법무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세계 최정상급 과학기술 인재를 국내로 유치하기 위해 '톱티어'(Top-Tier) 비자 대상을 교수와 연구원까지 넓힌다. 해외 우수 연구자가 한국 대학이나 정부출연 연구기관, 기업 연구소에서 안정적으로 연구할 수 있도록 비자 발급과 정착 지원을 함께 제공한다는 취지에서다.

법무부와 과기정통부는 오는 6월부터 과학기술 분야 교수·연구인력에게도 톱티어 비자를 확대 시행한다고 31일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대학·정부출연 연구기관·기업 연구소 등이 해외 석학급 교수와 연구자를 국내로 데려올 때도 해당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기존 톱티어 비자는 인공지능(AI)·반도체·디스플레이·이차전지·바이오·첨단모빌리티·로봇·방위산업 등 첨단산업 분야 기업에 고용된 해외 최우수 인재를 대상으로 운영됐다.

과기정통부는 '브레인 투 코리아'(Brain to Korea) 사업을 통해 2030년까지 우수 해외 인재 2000명을 유치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 가운데 톱티어 비자를 통해서는 2030년까지 총 350명을 유치하는 것이 목표다.

과학기술 분야 톱티어 비자를 받으려면 수상·논문·사업화·경력 중 하나 이상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노벨상·필즈상 등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상을 받았거나 수상자로부터 추천을 받은 경우 △논문 피인용 상위 1% 연구자 명단에 오른 경우 △사이언스·네이처 등 국제학술지에서 대표 논문 저자로 선정된 경우 등이 대상이다.

특허나 기술사업화 성과도 인정된다. 미국·일본·유럽 특허청에 모두 등록된 '3극 특허'나 국제표준특허를 보유했거나 최근 3년간 기술료 수입이 10억원 이상이면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

경력 기준도 마련됐다. 해당 분야에서 5년 이상 근무한 사람 중 세계 100위권 대학 연구소에서 연구책임자나 조교수 이상으로 일했거나 글로벌 500대 기업 부설연구소, 국공립 연구소에서 책임급 이상으로 근무한 이들이 대상이다. 이에 준하는 핵심 연구인력도 포함될 수 있다.

특히 정량 요건을 모두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성장 가능성이 큰 연구자는 별도 심사를 받을 수 있다. 법무부와 과기정통부가 함께 참여하는 '과학기술분야 최우수인재 추천 심사위원회'가 연구 성과·전문성·국내 유치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절차는 과기정통부 추천과 법무부 비자 심사를 연계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해외 인재를 유치하려는 대학이나 연구기관, 기업 연구소가 과기정통부에 추천서를 신청하면 과기정통부가 자격 요건을 확인한다. 추천서를 받은 인재나 유치기관이 법무부에 비자를 신청하면 법무부가 심사를 거쳐 2주 이내에 발급한다.

톱티어 비자를 받은 해외 인재와 가족에게는 거주비자인 F-2 비자가 부여된다. 배우자와 미성년 자녀도 함께 안정적으로 체류할 수 있고 부모나 가사도우미의 동반 체류도 허용된다. 출입국 우대카드도 발급된다. 또 영주권 취득 기간도 줄어든다. 일반적으로 영주권을 받으려면 국내 거주 기간 5년이 필요하지만, 톱티어 비자를 받은 인재는 이 기간이 3년으로 단축된다.

정착 지원도 함께 이뤄진다. 과기정통부는 △공항 입국 △외국인등록증 발급 △신서비스 개설 △부동산 계약 △전기·가스·수도 신청 △운전면허 취득 △병원 이용 △심리상담 등 입국 이후 생활 전반에 대한 지원 서비스를 우선 제공할 계획이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그간 산업통상자원부와의 협업으로 최고급 기업인력에 중점을 두었던 톱티어 비자를 이번에 과기정통부와 손잡고 교수·연구원까지 전격 확대했다"며 "해외 과학기술 우수 인재가 국내 연구 현장으로 신속히 유입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배경훈 과기정통부 부총리는 "해외 우수 연구자가 한국을 연구와 성장의 무대로 선택하기 위해서는 연구 기회뿐 아니라 정주 여건과 비자 등 전반의 지원 체계가 유기적으로 작동해야 한다"며 "우수 연구자의 국내 유입과 안정적인 연구활동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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