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단체들이 이재명 정부의 지난 1년 부동산 정책에 대해 "공공주도의 공급 확대 방향은 적절하지만 구체적 실행 수단은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전세사기 대응에 일부 성과를 냈으나 주거 복지와 세입자 보호를 아우르는 청사진은 미흡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주택세입자법률지원센터 세입자114, 한국도시연구소는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열린 '이재명 정부 1년, 주거·부동산 정책 평가와 이후 과제' 좌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정부 출범 이후 1년간 네 차례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고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이 처리된 점은 성과로 꼽았다. 다만 주거·부동산 정책 전반을 아우르는 중장기 구상 없이 시장 관리 중심의 대책을 내놓는 데 그쳤다고 봤다.
이강훈 주택세입자법률지원센터 세입자114 변호사는 "이 대통령의 공약과 국정과제가 주거부동산 정책을 종합적으로 아우르지 못했다"며 "임기 동안 추진할 정책 비전과 방향을 제시하는 청사진 없이 주택시장 관리를 위한 대책만 몇차례 발표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2030년까지 수도권에 신규 주택 총 135만호를 공급하겠다는 내용의 9·7 주택공급 대책에 대해선 "공공주도의 서울·수도권 공급대책을 제시한 것은 시의적절하다"면서도 "이를 뒷받침할 한국토지주택공사(LH) 구조 개혁을 제시하고 않았고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에 따른 공공성 강화 방안도 없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공공임대주택 공급 목표·공급계획·주거급여 등을 담은 주거 복지 정책 발표를 더 늦출 이유가 없다"며 "정부와 지자체가 공공임대주택 확대와 함께 저소득층을 위한 주거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부동산 시장을 두고는 가격 급등세를 일부 억제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서울과 세종을 중심으로 가격 변동성이 여전히 크다는 진단이 나왔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올해 1분기 아파트 가격이 서울과 전국 모두 하락세로 전환됐지만 2021~2022년의 전고점(과거 최고치)을 올해 1분기에 넘어선 아파트 단지 비율이 급증해 변동성이 매우 크다"며 "실거래가를 기반으로 시장 상황을 판단하고 정책 일관성을 유지하지 않으면 재앙적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개정 전세사기특별법이 지난 12일 공포된 가운데 전세사기 방지 대책도 거론됐다. 김대진 민변 민생위원회 변호사는 "국가가 전세사기를 사회적 재난으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보장비율이 3분의1에 그쳤다"며 "피해구제·예방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세입자 주거 안정을 위한 근본적인 제도 개선 정책은 없던 점도 아쉽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8일 이 대통령이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보유세 문제와 전세대출 문제 개선 필요성을 언급한 것에 대해선 "의미있는 변화 신호"라면서도 "향후 발표될 정책이 이러한 문제의식을 실제로 제도 개선으로 이어갈 지가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