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선포 명분을 만들기 위해 평양 무인기 투입 작전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1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판사 이정엽)는 12일 윤 전 대통령의 일반이적·직권남용 등 혐의에 대해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앞서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이 작전은 비상계엄 선포 상황을 조성하기 위한 작전으로 인정된다"며 "정당한 군사작전으로 볼 수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먼저 "윤 전 대통령은 2023년 대통령 안가에서부터 김용현 전 장관 등과 식사하며 비상대권을 언급했다"며 "김 전 장관은 2024년 9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을 통해 비상계엄 선포 이후를 대비해 정보사 임무를 계획하는 등 비상계엄 선포 상황을 조성할 필요가 있었다고 인정된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 등은 그간 군사작전이 북한의 오물풍선에 대응하는 차원이었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작전은 오물풍선이 오지 않았던 시기에도 김 전 장관에 의해 진행됐으며 합동참모본부는 신중 의견을 전달하고 반대의사를 표현했다"며 "당시 합참은 장비 고장 등을 핑계로 지시 이행을 하지 않기도 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일반이적죄는 현실적으로 군사상 이익의 침해가 발생한 것을 요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여러 도발을 감행한 군사적 충돌에 대해 우리 국민과 재산상 피해 위험을 발생시켰으므로 군사상 이익이 침해됐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 등은 비상계엄 선포를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만들려고 했는데 이는 비상계엄의 목적에 정면으로 반한다"며 "정당한 목적으로 군사력이 사용된다는 국민들의 믿음을 배신하고 군에서의 명령·지휘체계에 대한 신뢰를 훼손했다"고 했다.
재판부는 마지막으로 "북한이 실제로 강력한 도발을 하지 않았지만 이는 유리한 정상이 될 수 없다"며 "작전을 반대한 이들의 의견에도 불구하고 계속·반복적으로 작전실행을 명령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선고 직후 윤 전 대통령과 변호인단은 코웃음을 치고 퇴정했다. 선고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변호인단을 바라보기도 했다.
재판이 끝난 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참담하고 비참하다"며 "항소심에서 충분히 다툴 것"이라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7000개의 오물풍선을 보낸 북한 때문에 인명피해가 있고 산불로 피해도 발생했는데, 이번 판결은 합당하지 않다"며 "군과 공직자의 손발을 묶고 한국 국민들이 피해받아도 무방하다는 사법부의 안보 자해행위이자 북한 입장에 동조하는 사법부 폭거"라고 했다.
변호인단 일부는 "이 사건을 준비하면서 유죄가 될 것이라고 단 한번도 생각해본 적 없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 재판은 사건 특성상 다수의 국가기밀이 노출될 우려가 있다는 재판부 판단에 따라 심리 과정과 결심공판까지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날 선고는 공개로 진행됐으나 재판부는 언론사 중계방송·비디오녹화 신청을 불허했다.
윤 전 대통령 등은 비상계엄 명분을 만들기 위해 북한 평양에 무인기를 보내 대남 공격을 유도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북한은 2024년 10월 평양에 떨어진 무인기 사진을 공개해 한국 정부가 보낸 것이라 주장한 바 있다.
이날 재판부는 △김용현 전 장관 징역 30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징역 15년 △김용대 전 드론작전사령관 징역3년·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김 전 장관은 구형량인 징역 25년보다 높은 형을 선고받았다. 특검팀은 여 전 사령관에게 징역 20년, 김 전 사령관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