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1300여개 테더 계좌'로 피싱 수익 '168억원' 세탁…무더기 검찰행

이현수 기자
2026.06.16 12:00

국내외 거래소서 테더 '2만4500회' 거래
피해액 257억원 달해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가상자산을 이용해 피싱 범죄 수익금을 세탁하고 불법 환전한 일당이 무더기로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광역범죄수사대는 특정금융정보법·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56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중 핵심 가담자인 자금세탁책 A씨(45)와 B씨(30)는 구속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 23명은 2024년 2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캄보디아 거점 피싱 조직의 범죄수익금 약 168억원을 불법 환전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2만4500회에 걸쳐 테더(USDT)를 구입해 국내외 거래소에서 거래하는 방식으로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이 자금세탁에 이용된 1만1300여개의 계좌를 분석한 결과 총 265건의 피싱 피해가 확인됐다. 피해 규모는 257억원에 달했다.

경찰은 이들이 벌어들인 범죄수익금 약 6억5000만원에 대해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 조치했다. 캄보디아에 체류 중인 로맨스스캠·자금세탁 총책(29)에 대해선 인터폴 적색수배를 발부받아 추적 중이다.

국내외 거래소 오가며 세탁…1만1000여개 계좌 거쳐 '사기 미끼자금'으로 사용
일당이 국내외 거래소를 이용해 피싱 범죄 수익금을 불법 환전한 과정./사진제공=서울경찰청.

일당은 국내 거래소와 해외 거래소 사이에서 가상자산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범행했다.

A씨 등 9명은 후이원페이 등 해외 거래소를 통해 받은 테더 140억원어치를 국내 거래소에서 매도한 뒤, 해당 대금을 총책이 관리하는 유령법인 계좌로 송금해 불법 환전에 가담했다. 이렇게 세탁된 자금은 1만1000여개의 계좌를 거쳐 투자사기 등 범행의 초기 미끼자금으로 사용됐다.

캄보디아 거점 로맨스스캠 조직원인 C씨 등 14명은 국내 거래소에서 매수한 가상자산을 해외로 빼돌렸다. 이들은 28억원 상당의 범죄 수익금을 국내 거래소에서 테더로 매수해 해외 거래소로 전송했고, 이후 현지 화폐로 환전해 총책 등에게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본인 명의 계좌와 대포계좌 310여개가 동원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로맨스스캠을 통해 피해자 79명으로부터 약 44억원을 가로챈 것으로도 조사됐다. 이 사건은 지난해 대구경찰청이 수사해 관련자들을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수수료 받아 환전 대행도…경찰 "철저히 수사"
일당이 지인 등으로부터 수수료를 받아 국내외 거래소를 이용해 불법 환전한 과정./사진제공=서울경찰청.

이와 별개로 D씨 등 33명은 외국인 관광객이나 지인들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약 63억원 규모의 불법 환전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국내외 거래소에서 테더를 매수한 뒤 다른 거래소로 전송하고, 이를 외화나 원화로 환전해 지급하는 방식으로 불법 환전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경찰은 민·관 협력을 통해 피싱 범죄 대응 체계를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 4일 국내 5대 가상자산 사업자와 '피싱범죄 피해 예방 및 근절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상시 공조 체계를 구축했다.

경찰 관계자는 "타인의 가상자산 거래를 대신하거나 가상자산을 이용해 환전해주는 행위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며 "가상자산을 악용한 자금세탁과 불법 환전 범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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