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 남자 만날까봐" 아내 얼굴에 끓는 물 부은 남편...징역 3년6개월

윤혜주 기자
2026.06.16 11:16
태국인 아내 B씨가 SNS를 통해 화상 피해 사실을 알렸다/사진=SNS 갈무리

태국인 아내 얼굴에 끓는 물을 부은 남편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16일 뉴스1에 따르면 의정부지법은 이날 특수상해 혐의로 구속 기소된 4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는 검찰의 구형량인 징역 3년을 웃도는 판결이다.

A씨는 지난해 12월 3일 낮 12시쯤 경기 의정부시 호원동 한 아파트에서 자고 있는 30대 태국인 아내 B씨 얼굴에 커피포트로 끓인 물을 부은 혐의를 받는다.

B씨는 2도 화상을 입고 서울의 한 화상 치료 전문병원으로 옮겨졌으며 B씨 상태를 확인한 병원 측이 가정 폭력을 의심으로 경찰에 신고했다. B씨 지인이 SNS(소셜미디어)에 해당 사건을 알리고, 이를 태국 매체들이 보도하면서 현지에서도 논란이 됐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아내가 다른 남자를 만날까봐 얼굴을 못생기게 만들고 싶었다"고 진술했다가 "넘어지면서 실수로 물을 쏟은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을 바꿨다.

당초 B씨는 'A씨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탄원서를 제출하며 선처 뜻을 내비쳤는데, 선고 직전 마음을 바꿨다. 이주민공익지원센터 소속 변호사들을 통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한다'는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자고 있는 태국인 아내 얼굴에 끓는 물을 부어 화상을 입힌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 A씨가 지난해 12월 16일 경기도 의정부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나서고 있다/사진=뉴스1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잠을 자고 있는 배우자의 얼굴에 뜨거운 물을 붓는, 일반인이 상상할 수 없는 잔혹하고 반인륜적인 방법으로 범행했다"며 "피해자가 겪은 육체적, 정신적인 트라우마는 이루말하기 어려운 정도이며 피고인은 피해자가 다른 이성과 만나지 못하도록 한 것이 범행 동기로 보이는데 이것 또한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치료비가 1500만원이 들었고, 앞으로 3개월간 약 360만원의 치료가 필요하다. 이는 태국인 지인과 이 사건이 알려진 뒤 한국 사람들의 기부로 충당됐고, 피고인이 소액의 치료비를 부담한 것 외에는 치료비가 지급되지 못했다"고 짚었다.

특히 B씨가 제출한 처벌 불원서에 대해선 "진정한 의사 표현이라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처벌 불원서를 제출한 것은 이 사건 발생 이후 2주 남짓한 무렵으로 자신의 상황을 대처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의 집착으로 이혼을 원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인이 가벼운 처벌을 받아야 빨리 이혼할 수 있다고 생각한 측면도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피해자는 비자 문제와 치료비 문제로 불안해 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장 도움을 받을 사회적 관계가 없어서 피고인에게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며 "이후에 처벌 희망 의사를 명확하게 했고, 이를 진정한 의사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러 양형을 고려했을 때 이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검찰의 구형을 초과해 형을 선고한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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