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내고 공연 못 봤다"...'잠실 시위'에 콘서트 줄차질, 손배 청구 될까

이현수 기자
2026.06.24 13:23

산업협회 "공연장 셧다운 우려"
"공연 못 봤다" 관람객 항의도
집회는 헌법상 권리…참가자 특정·고의성 입증도 어려워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는 개표소 봉쇄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2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88잔다마당에서 열리는 파크뮤직페스티벌 관람객들이 줄 서 있다./사진=뉴시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는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서울 올림픽공원 일대 공연과 행사 일정에도 차질이 잇따르고 있다. 콘서트 취소와 행사장 축소로 주최 측은 물론 관람객 피해가 발생하고 있지만 불특정 다수가 참여한 시위 특성상 손해배상 책임을 묻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4일 공연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4~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티켓링크 아레나(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가수 박서진의 앙코르 콘서트가 전면 취소됐다. 소속사 장구의신 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2일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연 운영 및 제반 여건 등을 검토한 결과 공연을 정상적으로 진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공지했다.

지난 주말 열린 서울파크뮤직페스티벌도 시위 여파로 일부 공연 장소를 바꿔 진행했다. 당초 88잔디마당과 티켓링크 아레나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이중 티켓링크 아레나 공연장을 88호수수변무대와 우리금융아트홀로 나눠 운영했다. 이에 수용 인원이 줄며 "대기가 길어 공연을 보지 못했다"는 관람객 항의가 이어지기도 했다.

지난 13~14일 올림픽공원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넥슨 메이플스토리 쇼케이스'는 일산 킨텍스로 장소를 옮겼다. 지난 6~7일 열린 하이브의 '위버스콘 페스티벌'도 관객 동선과 운영 계획을 조정해 진행했다.

시위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향후 공연 일정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티켓링크 아레나에는 다음달 17~19일 동방신기 유노윤호 공연, 같은 달 31일부터 8월2일까지 밴드 엔플라잉 공연이 예정돼 있다.

공연 업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는 지난 16일 호소문을 내고 "단순히 관람객이 불편을 겪는 문제를 넘어 공연장 운영이 사실상 멈추는 '셧다운' 우려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손해배상 청구 어려워…집회는 '헌법상 권리'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개표소 봉쇄 시위가 이어지는 2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개표소 입구를 시위대가 봉쇄하고 있다./사진=뉴스1.

공연과 행사 차질로 실제 피해가 발생하고 있지만 손해배상 청구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집회·시위의 자유가 헌법상 보장된 권리인데다, 과거 시위로 인해 발생한 손해에 대해 배상 책임이 인정된 사례도 드물기 때문이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대표변호사는 "헌법상 집회·시위의 자유가 보장된 만큼 손해배상 청구가 인정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과거 광화문 등에서 열린 대규모 시위로 인근 행사가 취소된 경우에도 손해배상이 인정된 전례는 없었다"고 말했다.

주최 없이 불특정 다수의 시민이 참여하는 시위 형태라는 점도 걸림돌이다. 서정빈 법무법인 소울 변호사는 "대다수 참가자의 인적 사항이 확인되지 않아 청구 대상을 특정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며 "일부 형사 입건된 참가자는 특정이 가능하겠지만 전체 시위 참가자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위 참가자들이 행사 운영에 차질이 발생할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주장할 수 있다"며 "이 경우 고의 여부와 손해의 예견 가능성 등을 입증해내기도 까다로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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