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한 연장" 요청에도 홈플러스 회생 폐지?…4가지 시나리오는

이혜수 기자, 유엄식 기자
2026.06.29 17:12
회생절차 폐지 여부 판단이 임박한 홈플러스가 29일 서울회생법원에 수정회생계획안 변경안을 제출한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기존 수정회생계획안에 그간 점포 재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분리매각 등 자구노력에 따른 사업성 개선 효과를 반영한 변경안을 다시 제출한다. 사진은 이날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강서점의 모습./사진=뉴시스

홈플러스가 회생 절차를 계속 이어가게 될 것인지, 파산하게 될 것인지의 갈림길에 섰다. 채권자 측이 법원 요청에 따라 '회생계획 가결 기한을 연장해달라'는 의견을 제출했지만 홈플러스가 회생 절차 수행 가능성이 없다면 기존 회생계획안은 폐지될 공산이 크다. 회생계획안이 폐지되면 결국 파산(청산) 절차에 이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29일 법조계와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재판장 정준영 법원장)가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중단 및 폐지'에 대한 의견 송부를 요청한 것과 관련해 회사 경영진, 최대 주주 MBK파트너스, 최대 채권자 메리츠금융그룹 등 이해관계자 모두 "회생계획을 연장해달라"고 회신한 것으로 파악된다.

홈플러스와 채권자 측 모두 회생 절차 폐지를 원하지 않는 상황이다. 이에 법원이 당초 다음달 3일로 예정돼 있던 회생계획 가결 기한을 연장할 가능성이 생겼다.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은 회생절차 개시일로부터 1년이 원칙이나, 불가피한 사유가 있다면 최장 6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다. 법원은 앞서 회생절차 개시일로부터 1년후인 3월4일이었던 가결 기한을 지난달 4일로, 이후 다음달 3일로 재연장했다. 더 연장하더라도 남은 연장 기한은 2개월뿐이다.

홈플러스 '회생' 심폐소생술 했지만 결국 파산? 시나리오 4가지

기한이 연장된다고 해도 홈플러스가 회생계획안을 이행할 방도를 마련하지 않는 이상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피할 수는 없다. 현재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안을 수행하기 위해선 2000억원의 외부 자금 조달이 필요하나, 조달계획에 대한 현실적·구체적 소명 자료를 제출하지 못한 상태다.

법조계에서는 기존 회생 절차가 폐지될 경우 홈플러스가 맞이할 시나리오는 4가지로 추려지는데, 결과적으로 파산 절차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채권자가 파산을 신청하는 방식이다. 회생절차가 폐지될 경우 가장 가능성이 높다. 회생절차가 폐지되면 채권자들이 개별적으로 홈플러스를 상대로 민사소송 등을 제기하는 것보다 홈플러스가 파산 절차를 밟는 것이 실익을 챙길 가능성이 높아서다. 재판부가 파산을 선고하면 법원이 주도해 홈플러스를 청산하는 절차가 시작된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홈플러스 스스로 파산 선고를 신청하는 것이다. 서울회생법원 관계자는 "회생계획안이 폐지돼도 당사자가 파산을 원치 않는 이상 재판부가 파산선고를 할 의무는 없다"며 "홈플러스가 지금도 파산선고를 원치 않아 회생계획안 폐지 후에 스스로 파산 신청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세 번째는 홈플러스가 회생절차를 다시 신청하는 방법이 있다. 현행법상 회생절차 신청 횟수는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하지만 이같은 방법을 쓰진 않을 가능성이 높다. 서울회생법원 관계자는 "그동안 변동된 채권·채무를 모두 반영해 다시 신고해야 해 처음부터 회생절차를 다시 밟는 것이므로 홈플러스 입장에선 번거로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회생 절차가 개시되기 전으로 돌아가 홈플러스가 기존대로 경영하는 것이다. 다만 현재 홈플러스의 구조상 정상적 경영은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한편 홈플러스는 이날 수정된 회생계획안을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했다. 수정된 회생계획안은 홈플러스가 기존에 126개 운영한 대형마트 점포를 67개로 축소 운용하고 임대료와 운영비 부담을 낮춰 수익구조를 개선한 뒤 M&A(인수합병)를 다시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만약 수정된 회생계획안이 실현 가능성이 있을 경우, 재판부가 이를 인가해 해당 절차를 밟게 된다. 서울회생법원 관계자는 "수정된 계획안을 제출한 이상, 이것을 결의에 부칠 것인지를 다시 검토해야 한다"며 "단지 시간 끌기용일지, 회생계획안 수행 가능성이 있을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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