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 결정…2주 내 2000억 구하면 재검토 가능

이혜수 기자
2026.07.03 13:00

(종합)

서울의 한 홈플러스 점포 모습/사진=뉴시스

법원이 홈플러스의 회생절차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홈플러스가 기존 회생계획안 결의 기한 3일을 앞두고 수정된 계획안을 제출했지만, 법원은 새로운 계획안도 수행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 결정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홈플러스가 회생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 2주 이내에 즉시 항고한다면 재검토가 가능하다.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재판장 정준영 법원장)는 3일 오전 언론 공지를 내고 홈플러스의 회생절차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수정안을 포함한 회생계획안이 수행 가능성이 없다"며 "이를 관계인집회의 심리·결의에 부치지 않고 회생절차를 폐지하는 결정을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재판부는 회생계획안을 수행하기 위해 운영자금으로 최소 약 2000억원이 필요함에도 현재까지 조달되지 않고 있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재판부는 또 홈플러스가 익스프레스 사업 부문 매각하는 등 조처를 했으나, 남은 사업부에 대한 M&A(인수합병)가 이뤄지지 않은 채 영업을 지속하는 과정에서 매출이 감소하는 반면 급여·물품대금채무·조세 등 공익 채권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했다고 했다.

재판부는 다만 '재도의 고안'에 따른 절차 재진행 가능성은 열어놨다. 재도의고안은 항고가 제기됐을 때 항고 대상이 된 재판을 한 법원이 다시 검토하는 것이다. 재판부가 이날 운영자금 부족을 이유로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내린 만큼 홈플러스가 운영자금을 구한다면 결론을 뒤집을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뜻이다. 관련 법상 회생절차 폐지 결정에 대해서는 14일 이내에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 아직 결정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포괄적 금지명령의 효력은 남아있다. 결정이 확정되면 그때 해제된다.

이와 관련, 서울회생법원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14일 내에 즉시항고하면 항고심은 서울고법이 맡는다. 다만 항고기간 동안, 기록이 서울고법으로 넘어가기 전 서울회생법원에 남아있는 동안 즉시항고장을 제출받은 서울회생법원이 그 즉시항고가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하면 스스로 폐지 결정을 바로잡는 의미에서 취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절차가 진행되지 못하고 회생절차 폐지 결정이 확정될 경우 홈플러스는 결국 파산 국면에 들어가게 될 가능성이 높다. 홈플러스 측 혹은 채권자 측에서 파산 신청을 해서 재판부가 파산을 선고하면 법원이 주도해 홈플러스를 청산하는 절차가 시작된다.

먼저 채권자들이 파산을 신청할 공산이 크다. 회생절차가 폐지되면 채권자들이 개별적으로 홈플러스를 상대로 민사소송 등을 제기하는 것보다 홈플러스가 파산 절차를 밟는 것이 실익을 챙길 가능성이 높아서다.

홈플러스 스스로 파산 선고를 신청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회생 계획이 폐지된 상태에서 특별한 조처 없이 이전처럼 경영을 하기가 불가능한 상황이어서다. 다만 홈플러스 측이 파산 선고를 피하기 위해 회생절차 연장에 힘써온 만큼 파산 신청을 스스로 할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홈플러스가 새롭게 회생절차를 다시 신청하는 방법도 있다. 현행법상 회생절차 신청 횟수에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하지만 그동안 변동된 채권·채무를 모두 반영해 다시 신고하는 등 처음부터 회생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

한편 홈플러스는 지난해 3월4일 회생절차 개시신청을 했다. 법원은 조사 결과 홈플러스를 청산하는 가치(청산가치)가 계속해서 기업을 운영하는 가치(계속기업가치)보다 크다고 판단했다. 이에 법원은 홈플러스의 영업 전부 또는 일부 양도 등을 내용으로 하는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안 작성을 허가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12월29일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안을 제출했다.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은 회생절차 개시일로부터 1년이 원칙이나, 불가피한 사유가 있다면 최장 6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다. 법원은 앞서 회생절차 개시일로부터 1년 후인 3월4일이었던 가결 기한을 지난달 4일로, 이후 오는 3일까지로 재연장했다. 법원의 이 같은 연장 결정에도 불구하고 홈플러스 측이 회생계획안 수행을 위한 자금 조달을 제때 하지 못함으로써 회생절차 폐지가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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