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이 비공개로 보유·운영 중인 내규 목록이 국민 알권리 보장 차원에서 공개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내규 내용이 아니라 목록만 공개하는 것으로는 수사 밀행성 등 검찰 업무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0부(부장판사 정은영)는 참여연대가 검찰총장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6일 밝혔다.
참여연대는 지난해 9월 대검찰청에 △현재 비공개로 보유·운영하고 있는 내규 △예규·훈령 일체의 목록과 각 내규별 내규명 △문서번호 △제정일자 및 최종 개정일자 △관리부서 △비공개 사유 등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그러나 대검은 공개를 거부했다. 대검은 해당 항목이 검찰 주요 업무수행과 직접 관련돼 공개되면 검찰 업무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대검은 참여연대 이의신청도 기각했고, 참여연대는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참여연대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정보공개법상 범죄 예방·수사 등에 관한 정보가 비공개 대상이 되려면 해당 정보가 공개될 경우 직무 수행에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장애를 줄 고도의 개연성이 있어야 하고, 그 정도도 현저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대검의 내규 목록 자체가 비공개 정보가 아니라, 목록을 구성하는 개별 내규의 내용 안에 비공개 정보가 포함돼 있다는 취지라고 봤다. 현행 정보공개법은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는 정보목록을 작성해 공개하도록 하면서, 목록 자체에 비공개 정보가 포함된 경우 해당 부분을 공개하지 않을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사건에서 문제가 된 정보는 내규의 구체적 내용이 아니라 제목, 문서번호, 제·개정일, 관리부서, 비공개 사유 등 목록 정보라고 지적했다.
재판 과정에서 비공개 내규 목록만 공개돼도 검찰 조직 전체의 구조와 주요 업무 내용이 대략적으로 추정될 수 있고, 피의자나 피고인이 검찰 내부 업무수행 절차와 현안을 사전에 알게 돼 수사의 밀행성과 효율성을 침해할 구체적 위험이 있다는 대검찰청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 사건 정보를 공개해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비공개 내규 운영에 대한 국민의 참여 및 그 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