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가 있는 남성이 소개팅 애플리케이션(앱)에 가입해 자신을 '미혼'이라고 소개한 뒤 이성을 만나는 경우 어떤 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까. 단순히 미혼이라고 기재한 행위만으로 바로 형사처벌 대상이 되기는 어렵지만, 이후 실제 어떤 행위를 했는지에 따라 사기죄나 이혼·위자료 청구 등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설명이다.
최근 한 유튜브 채널에서 소개팅 앱에서 대학 동기의 남편을 발견했다는 여성의 사연이 소개됐다. 해당 남성은 앱 프로필에 자신을 '미혼'으로 기재한 데 이어 여성에게 직접 연락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연자는 이를 배우자에게 알려야 할지 고민이라고 밝혔다.
유부남이 소개팅 앱에 가입해 자신을 미혼이라고 소개한 행위 자체만으로 이를 처벌하는 별도의 형사 규정은 없다. 기혼이면서도 미혼으로 단순히 거짓 프로필을 작성하고 대화를 요청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형사 책임이 인정되기는 어렵다.
과거에는 결혼을 빙자해 성관계를 가진 경우 처벌하는 '혼인빙자간음죄'가 있었지만 현재는 폐지됐다. 단순히 미혼인 것처럼 속여 교제하거나 만났다는 이유만으로 형사처벌을 받지는 않는다.
다만 거짓 신분을 이용해 상대방을 속여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경우에는 사기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있다. 소개팅 앱에서 만난 상대방을 기망해 돈을 빌리거나 투자금을 받는 등의 행위를 한 경우다. 사기죄는 상대방을 기망해 재산상 이익을 취득했는지가 핵심이다. 단순히 신분을 속인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상대방이 이를 믿고 재산상 처분행위를 한 경우 성립 가능성이 있다.
법적 책임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소개팅 앱에 가입한 사실만으로 곧바로 민법상 부정행위가 인정되진 않지만 실제 다른 이성과 지속적으로 연락하거나 교제, 성적 관계 등으로 이어져 혼인생활의 신의와 정조의무를 침해한 것으로 인정되면 부정행위가 인정될 수 있다.
법원은 민법상 부정행위를 반드시 성관계로 한정해 해석하지 않는다. 구체적인 사안에서 혼인생활의 신의와 정조의무를 침해했는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성적 관계까지 이르지 않았더라도 혼인관계의 신의를 중대하게 훼손한 것으로 인정되면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해당해 재판상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다. 혼인관계 파탄의 원인으로 인정되면 상대방 배우자로부터 위자료를 청구받을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소개팅 앱에서 대화하거나 만났던 상대 여성은 어떨까. 상대 여성의 경우 자신과 만난 남성이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만났다면 원칙적으로 법적 책임을 부담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상대방에게 배우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부정행위에 해당하는 관계를 이어간 경우에는 그 배우자로부터 위자료 청구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