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부구치소에서 같은 방 수감자와 수면제 등 향정신성의약품을 주고받은 피고인들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13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12단독 곽윤경 판사는 5월19일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 혐의로 기소된 A씨(26)와 B씨(40)에 각각 벌금 700만원과 1000만원을 선고했다. 벌금 미납 시 하루 10만 원씩 노역장에 유치하도록 했고, 벌금 상당액의 가납도 명했다.
A·B씨는 서울 송파구 서울 동부구치소 같은 거실에 수용된 사이였다. A씨는 2025년 9월26일 구치소에서 처방받은 향정신성의약품인 루나팜 1정을 B씨에게 건넸고 사흘 뒤 루나팜 1정과 스리반정 1㎎ 1정을 추가로 전달했다.
B씨는 전달받은 약물들을 주머니 속에 보관한 뒤 이를 소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마약류취급자가 아니지만 구치소에서 처방받은 약물을 복용한 것처럼 교도관 등을 속인 뒤, 빼돌린 향정신성의약품을 서로 주고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수감 중 구치소 내에서 처방받은 약을 먹은 것처럼 가장하고 불법적으로 수수한 것으로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A씨가 자진해서 구치소에 신고한 점, 피고인들이 동종 전력은 없는 점 등을 고려해 벌금형을 선고한다"고 말했다.
한 전문가는 구치소는 수용자 간 약물 수수를 일일이 감시하기 어려운 구조인 만큼 향정신성의약품 불법 수수의 사각지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발 방지를 위해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약 사건 전문 김희준 변호사는 "구치소는 수용자 간 범행이 은밀하게 이뤄져 다른 사건에 비해 적발이 쉽지 않다"며 "앞으론 수감자가 교도관 앞에서 약물을 복용하게 하는 등 관리·감독을 강화해 2차 3차 범행을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