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냐 포옛이냐…홍명보 떠난 대표팀, 차기 사령탑 4파전

전형주 기자
2026.07.18 06:30
홍명보 전 감독 사퇴로 공석이 된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을 두고 자천타천 후보군이 형성되고 있다. 국내에서 도전 의사를 밝힌 지도자는 아직 없지만, 외국인 지도자들은 조심스럽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사진=뉴시스

홍명보 전 감독의 사퇴로 공석이 된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을 두고 후보군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국내 지도자 가운데 공개적으로 도전 의사를 밝힌 인물은 아직 없지만 일부 외국인 지도자들이 대표팀 사령탑 자리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축구협회는 오는 9~11월 A매치를 감독 대행 체제로 치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지만, 내년 1월 아시안컵 전까지는 새 감독 선임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3일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첫 회의를 열고 차기 사령탑 인선 작업에 착수했다.

현재 하마평에 오른 후보는 파울루 벤투 전 감독, 거스 포옛 전 전북 현대 감독,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 등 4명이다.

'검증된 카드' 벤투…안정성은 강점, 변화는 과제
가장 먼저 앞장선 후보는 파울루 벤투 전 대표팀 감독이다. 그는 최근 축구협회 관계자를 통해 "대표팀을 다시 한번 이끌어보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사진=머니투데이 DB

가장 먼저 거론되는 인물은 파울루 벤투 전 대표팀 감독이다. 벤투 전 감독은 최근 축구협회 측에 대표팀 재부임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8년 8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4년 4개월 동안 대표팀을 이끌며 역대 단일 임기 최장 기록을 세웠다. 후방 빌드업을 기반으로 한 점유율 축구를 정착시켰고,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의 16강 진출을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벤투의 가장 큰 장점은 대표팀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이다. 별도의 적응 기간 없이 팀을 운영할 수 있고, 김민재와 이강인, 황인범, 이재성 등 현재 대표팀 핵심 자원을 자신의 축구에 맞게 활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반면 단점도 있다. 카타르 월드컵 이후 지도자 경력이 다소 주춤했고 당시 함께했던 코칭스태프도 흩어진 상태다. 또한 경기 흐름에 따른 전술 변화보다 자신이 준비한 플랜을 밀고 가는 성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K리그 정상 탈환한 포옛…대표팀과 전술 궁합은 변수
거스 포옛 전 전북 현대 감독도 하마평에 올랐다. 포옛 전 감독은 한국 프로축구 '무너진 명가' 전북 현대를 재건한 인물로 꼽힌다. 지난 시즌 리그 10위에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치른 전북을 이끌고 K리그1과 코리아컵 더블을 달성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K리그1 감독상을 수상한 뒤 기념촬영 중인 포옛 전 감독. /사진=뉴시스

거스 포옛 전 전북 현대 감독도 후보로 꼽힌다. 포옛 감독은 지난 시즌 부진에 빠졌던 전북을 이끌고 K리그1 우승과 코리아컵 우승을 달성하며 지도력을 입증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선덜랜드, 스페인 레알 베티스, 프랑스 지롱댕 드 보르도 등을 거친 그는 유럽 축구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 2022년에는 그리스 대표팀 감독을 맡기도 했다.

포옛 축구의 특징은 강한 전방 압박과 빠른 공수 전환이다. 손흥민과 황희찬의 스피드, 이강인의 창의성, 황인범의 패스 능력을 살릴 수 있는 전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상대와 선수 구성에 따라 전술 변화를 주는 유연성도 장점이다.

다만 대표팀에서 포옛식 축구를 구현할 수 있을지는 고민이다. 전북에서는 장신 공격수를 활용한 직선적인 공격 전개가 효과적이었지만, 대표팀에는 조규성을 제외하면 포스트 플레이에 강한 최전방 자원이 부족하다.

마르티네스·아기레…경력 화려하지만
포르투갈 사령탑에서 물러난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 /AP=뉴시스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은 이름값에서 가장 앞선 후보 중 하나다. 위건 애슬레틱, 에버턴, 벨기에 대표팀, 포르투갈 대표팀을 이끈 그는 후방 빌드업과 높은 점유율을 중시하는 지도자다.

전술적으로는 벤투 감독과 유사한 부분이 있지만, 공격적인 운영을 선호하는 만큼 수비 뒷공간 노출 문제가 약점으로 꼽힌다. 또한 벨기에와 포르투갈의 황금세대를 이끌고도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는 점도 부담이다.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도 꾸준히 거론된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마요르카, 레알 사라고사, 에스파뇰 등 스페인 라리가에서 경력을 쌓은 그는 압박과 역습을 활용한 실리적인 축구를 추구한다. /사진=스타뉴스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은 국내에서는 '이강인 스승'으로 알려져 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마요르카에서 이강인을 지도하며 수비 가담과 활동량을 강조했고, 이강인은 아기레 감독 아래에서 리그 6골 6도움을 기록하며 성장했다.

아기레 감독의 강점은 풍부한 경험이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마요르카 등 스페인 라리가에서 오랜 기간 지도했고, 압박과 역습을 활용한 실리적인 축구를 구사한다.

다만 높은 몸값은 변수다. 최근 멕시코 대표팀에서 받은 연봉은 약 250만유로(약 43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홍명보 전 감독의 추정 연봉을 크게 웃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다른 국가에서도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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