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에너지리포트]왜 호남인가: 지산지소의 경제학
①태양광 발전단지로 '인기' 투자처 된 해남 솔라시도

지난 13일 찾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해남군 산이면 솔라시도 기업도시. 끝을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넓고 평평한 간척지 한가운데 세워진 'RE100 산업단지(재생에너지 100% 사용 산단)' 팻말 옆에서 주황색 콘크리트 펌프카가 긴 작업팔을 뻗은 채 작업에 한창이다. 삼성에스디에스(199,300원 0%)(삼성SDS)컨소시엄이 참여해 솔라시도에 구축하는 총사업비 2조5000억원 규모의 국가 인공지능(AI) 컴퓨팅센터 공식 착공식을 앞두고 부대 공사가 시작된 현장이다.
이곳에서 시작된 AI 데이터센터 투자는 삼성 한 곳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머니투데이 취재 결과 삼성SDS 컨소시엄 및 삼성 이외에 최소 6개 사업자가 솔라시도에 데이터센터 건설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삼성 측이 국가 AI컴퓨팅센터를 포함해 솔라시도에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투자하겠다고 밝힌 액수는 17조원이다. 추가 사업자들의 계획이 실제 투자로 이어지면 솔라시도에 유입되는 관련 투자 규모는 '17조원+α'로 불어나게 된다. 오랫동안 조감도 속 계획으로 남아 있던 솔라시도에 대규모 첨단산업 시설들의 입주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공사 현장 너머로 펼쳐진 광활한 부지와 인근 태양광발전소는 이곳에 AI컴퓨팅센터가 들어설 수 있었던 배경을 압축해 보여준다. 솔라시도는 해남·영암 일대 간척지 약 21㎢에 조성 중인 기업도시다. 여의도 면적의 7배가 넘는다. 건설업을 주력으로 하는 BS한양이 2003년 관광·레저형 기업도시를 목표로 솔라시도 개발을 시작했다. 하지만 사업은 여러 부침을 겪으며 오랫동안 속도를 내지 못했다.

돌파구가 된 것은 재생에너지였다. BS한양은 2017년 발전사업 허가를 받은 뒤 벼농사를 짓던 약 1.6㎢ 규모의 간척농지에 태양광 모듈 25만여장을 설치했다. 1년여의 건설 기간을 거쳐 설비용량 98메가와트(MW)의 태양광발전소가 계통에 연계된 306메가와트아워(MWh) 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와 함께 2020년 초 가동을 시작했다.
먼저 구축한 태양광발전소는 이후 대규모 투자를 끌어들이는 기반이 됐다. 기존 98MW 태양광발전소와 별도로, 정부가 솔라시도 인근을 재생에너지 집적화단지로 지정하면서 이 일대에는 2030년까지 총 5.4기가와트(GW) 규모의 태양광발전 시설이 추가로 들어설 예정이다. 이 가운데 0.4GW 규모의 태양광발전단지는 2028년 8월 준공을 목표로 조만간 착공이 이뤄진다.
인근에 대규모 재생에너지 공급 기반이 조성되면 기업이 향후 직접전력거래계약(PPA) 등을 통해 재생에너지를 조달하기에 유리하다. 정책적으로도 재생에너지 발전시설 가까이에 대규모 전력 수요처를 배치하면 지역에서 생산한 전력을 장거리 송전하는데 드는 계통 투자와 전력 손실 등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문옥식 솔라시도 태양광발전 대표는 "국가 AI컴퓨팅센터는 솔라시도 개발이 현실화되는 첫 번째 단추"라며 "첫 사업이 시작된 만큼 앞으로의 인프라 구축에도 시너지 효과가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