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봉한 영화 'HOPE'를 계기로 영화의 결말이나 반전을 미리 공개하는 이른바 '스포일러'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개봉 직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영화 속 중요한 결말이나 엔딩 장면의 내용을 미리 공개하는 이른바 '스포' 게시물이 등장하고 있어서다. '스포' 게시물도 법적 책임을 지게 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영화의 결말이나 반전을 글로 먼저 공개하는 행위 그 자체를 처벌하는 규정은 없다. 저작권법은 줄거리나 반전 같은 '아이디어' 자체가 아니라 영화 장면이나 영상과 같은 '표현'을 보호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영화를 본 후 그 내용을 글로 요약하거나 감상을 남기는 행위만으로는 원칙적으로 저작권 침해가 성립하기 어렵다.
다만 극장에서 상영 중인 영화를 허락 없이 휴대전화 등으로 촬영하는 것은 다른 얘기다. 저작권법은 권리자의 허락 없이 상영 중인 영화를 녹화기기로 촬영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이 규정은 영화관에서 몰래 촬영한 영상이나 사진 등이 온라인으로 유통되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행위를 처벌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미수범도 처벌 대상이다. 촬영을 하지 않았어도 촬영을 시도하다가 영화관 직원에게 적발돼 영상을 삭제했더라도 처벌 가능성이 있다. 또 저작권자의 고소가 없어도 수사와 기소가 가능한 비친고죄라는 점도 일반적인 저작권 침해와 다른 특징이다.
촬영에 그치지 않고 사진이나 영상을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했다면 법적 책임은 더 커질 수 있다. 실제로 촬영물을 온라인에 게시하면 서버에 저장되는 과정에서 '복제'가 이뤄지고,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도록 공개하는 과정에서 '공중송신'이 발생할 수 있다.
이렇게 저작권 침해가 인정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어 처벌이 훨씬 무겁다. 저작권 침해는 원칙적으로 친고죄지만 영리 목적이거나 상습적이면 고소 없이도 처벌될 수 있다.
사진 한 장이나 몇 초짜리 영상 정도는 괜찮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작권 침해 여부를 판단할 때 단순히 분량만 보는 것은 아니다. 저작권 침해 여부는 단순히 분량이 아니라 해당 장면이 작품에서 차지하는 중요성과 원저작물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다.
이와 관련해 하희봉 변호사(로피드 법률사무소)는 "영화를 보고 후기를 글로 남기는 것은 자유지만 스크린에 휴대전화를 드는 순간부터는 저작권법의 영역이 된다"며 "사진 한 장이라도 결말이나 반전처럼 작품의 핵심 장면이라면 분량이 적다는 이유만으로 면책되기는 어렵기 때문에 애초에 극장 안에서는 영화를 촬영하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