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점은 공짜잖아요"…매일 카페 리뷰 남겨준 손님

남형도 기자
2026.07.23 17:17

개업 11일만에 찾아온 첫 손님, 매일 리뷰 남겨…"매일 카페 살리는 글이었습니다"

매일 새벽 같은 시간에 형광색 작업복을 입고 카페를 찾아와, 리뷰를 남겼다는 손님. 구글 이미지로 생성./사진=구글 제미나이 AI 생성

문을 연지 열흘차였던 버스 차고지 옆 작은 카페. 그러나 손님이 한 명도 오지 않았다. 리뷰도 당연히 0개였다.

출근하는 직장인이 많을 거라 생각해 매일 새벽 6시에 열었다. 사장님은 월세, 재료비를 고민하며 괜히 했나 자괴감이 들었다.

11일째 되던 날 새벽 6시 5분. 첫 손님이 왔다. 형광색 작업복을 입은 남성이었다. 그는 들어가도 되느냐고 물은 뒤, 가장 저렴한 아메리카노 커피를 주문했다.

난로 옆에 서 있던 손님에게 사장님은 의자를 빼주었다. 그제야 손님이 앉았다. 10분 후 "잘 쉬었다 갑니다"라고 인사한 뒤 떠났다.

이날 점심, 카페에 첫 손님 리뷰가 달렸다. '아침 6시에 문을 엽니다. 커피가 뜨겁고 사장님이 인사를 잘합니다.' 별점은 다섯 개. 사장님은 몇 번이고 그 리뷰를 읽었다.

그리고 그 손님은 그날부터 매일 가게를 살리는 글을 남겼다.

'오늘도 제 시간에 열었습니다. 안이 따뜻합니다.'

'비가 와도 문을 열었습니다. 우산 둘 곳이 있어요.'

'조용히 쉬었다 가기 좋습니다.'

'커피가 빨리 나옵니다.'

손님이 차츰 늘었다. 새벽에도 연단 리뷰를 보고 왔단 이들이 있었다. 야간 근무를 마쳤거나 첫 차 운행을 앞둔 기사들이 주된 손님이었다.

어느 날엔 리뷰를 매일 남겨주는 게 미안해, 그 손님에게 "그러지 않아도 괜찮다"고 했다. 그러자 손님은 "별점은 그래도 공짜잖아요"라고 했다.

매일 찾던 손님이 며칠 보이지 않다가 딸과 함께 찾아왔다. 근무지가 바뀌어 이젠 자주 못 올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좋은 가게인데 없어질까봐 그랬다"고 매일 리뷰를 남긴 이유를 알려줬다.

사장님은 "지금은 카페에도 많은 리뷰가 쌓였지만, 계산대 옆엔 아직도 첫번째 리뷰가 붙어 있다"며 "그 분이 남긴 건 별점 다섯 개가 아니라, 다음 날에도 새벽 6시에 문을 열게 해준 이유였다"고 했다.

이 글은 지난 15일 X 계정인 '주영이의 일상(@overheating_KR)'에 올라와 많은 이들에게 따뜻함을 주었다. 해당 글이 23일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라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본 이들 사이에서 "낭만이 넘치고 훈훈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