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오염돼" 경비실 에어컨 반대 벽보에..."인간임을 포기" 맞불 안내문

박효주 기자
2026.07.26 09:19
서울 한 아파트에서 경비실 에어컨 설치를 두고 입주민 간 의견이 엇갈렸다. 사진은 해당 아파트에서 돈 것으로 추정되는 전단과 게시됐던 안내문.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경비실 에어컨 설치를 반대하는 전단이 돈 서울 한 아파트에서 한 입주민이 이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안내문을 내걸어 눈길을 끌었다.

최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아파트 단지에 나란히 붙은 안내문 두 장이 공개됐다.

먼저 눈길을 끈 것은 '경비실에 에어컨 설치를 반대합시다'라는 제목의 전단이다.

작성자는 경비실 에어컨 설치를 반대하는 이유로 △관리비가 계속 오른다 △공기가 오염된다 △공기 오염으로 수명이 단축된다 △지구가 더워져 주민 화합이 깨진다 △더 큰 아파트도 설치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들며 주민들 동참을 호소했다.

하지만 이후 한 입주민이 '추진자 일동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반박문을 게시했다.

자신을 해당 단지 주민이라고 밝힌 그는 실명까지 공개하며 "말 같지도 않은 이유로 인간임을 포기하지 마시라"며 "단 한 번이라도 여러분이 쓴 글이 경비아저씨들과 주민들에게 어떤 상처를 줄지 생각해 보셨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경비원들도 누군가의 남편이고 누군가의 아버지이자 한 명의 소중한 인간"이라며 "그늘 하나 없는 주차장 한가운데 있는 경비실에 지금까지 에어컨 한 대 없었다는 것이 더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반대 이유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공기 오염이 걱정된다면 집에서 온종일 켜 두는 선풍기를 끄고, 수명 단축이 걱정된다면 운동을 하라"며 "지구온난화가 걱정된다면 분리수거부터 철저히 해 달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여러분이 쓴 이기적인 글을 읽고 자라날 우리 동네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며 "추진자 일동이라는 말 뒤에 숨지 말고 논리적으로, 인간적으로 의견을 내달라"고 비판했다.

사연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반박문에 공감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누리꾼들은 "공기 오염이 걱정되면 본인 집 에어컨부터 끄면 되는 것 아니냐", "관리비도 본인이 모두 부담하는 것도 아닌데 왜 반대하는지 모르겠다", "9살 아이도 이해하지 못할 주장" 등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들은 "한 사람이 붙여놓고 '추진자 일동'이라고 쓴 것 같다"며 안내문의 진위와 대표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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