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애' 포카 뽑으려 앨범 수십장 구매…랜덤 굿즈, 법적으로 문제 안 되나

송민경 (변호사)기자
2026.07.28 05:53

[송변의 법으로 본 이슈]

[편집자주] 유명인의 사건부터 생활 속 논란까지 일상과 맞닿은 다양한 사건을 법률과 판례를 바탕으로 변호사 기자가 쉽고 정확하게 풀어드립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챗GPT로 만든 이미지입니다./사진=챗GPT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멤버인 '최애'의 포토카드를 얻기 위해 같은 음반을 여러 장 구매하는 일은 낯선 풍경이 아니다. 하지만 게임의 확률형 아이템과 달리 랜덤 포토카드나 랜덤 굿즈에는 확률이나 지급 기준 등을 공개해야 하는 별도의 법적 의무가 없다.

한국소비자원이 2023년 K-POP 팬덤 활동 경험이 있는 소비자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2.7%는 굿즈 수집을 위해 음반을 구매했다고 답했다. 랜덤 굿즈를 얻기 위해 같은 음반을 평균 4.1장 구매했고, 많게는 90장까지 구매한 사례도 있었다.

랜덤 굿즈를 판매하는 사업자가 상품 구성이나 이벤트 내용을 허위로 안내하거나 소비자를 오인하게 하는 광고를 했다면 표시광고법이나 전자상거래법 등이 적용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판매 방식 자체를 직접 규율하는 별도의 법률은 없어 소비자 보호 체계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러한 랜덤 굿즈와 유사하게 게임에서는 확률형 아이템이 별도로 규제 대상이 되고 있다. 관련 법은 게임사가 확률형 아이템의 종류와 종류별 공급 확률 등을 공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게임 속 확률형 아이템의 경우 이용자가 원하는 아이템을 획득할 가능성 자체가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정보이고, 사업자가 이를 임의로 변경하더라도 소비자가 확인하기 어려운 정보 비대칭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공정거래위원회는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사건에서 확률 정보를 제대로 알리지 않은 행위에 대해 116억원의 과징금 등 제재 처분을 한 바 있다. 공정위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넥슨은 유료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구조를 이용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고도 이를 제대로 공지하지 않거나 사실과 다르게 안내해 문제가 됐다. 넥슨은 현재 과징금 처분 취소소송을 진행 중이며 오는 9월 법원의 판단을 앞두고 있다.

물론 게임 속 확률형 아이템과 랜덤 포카나 굿즈에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기는 어렵다. 게임은 확률 자체가 상품의 핵심인 반면, 랜덤 굿즈는 음반 판매와 결합된 구성품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다만 랜덤 요소를 활용한 소비가 게임을 넘어 K-POP과 캐릭터 굿즈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하면서 소비자가 합리적인 구매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사업자가 어디까지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백광현 변호사(법무법인 바른)는 "현재 랜덤 포토카드나 랜덤 굿즈에는 게임의 확률형 아이템과 같은 확률 공개 의무를 부과하는 등의 규제가 없어 사각지대로 볼 수 있다"며 "소비자가 합리적인 구매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사업자가 어떤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앞으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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