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완수사권 폐지 수순…검사, 재판 넘길지 결정하는 '예비판사' 된다

양윤우 기자
2026.07.30 16:49
사진은 29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모습. /사진=머니투데이 DB

조만간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을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두고 경찰에 대한 견제가 약해질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그러나 수사와 기소의 분리로 인해 무리한 수사와 기소가 줄어들게 될 수 있다는 기대도 적지 않다. 검사가 수사기관이 모은 증거와 사건관계인의 주장을 토대로 피의자를 재판에 넘길지 꼼꼼하게 판단하는 이른바 '예비 판사'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다는 점에서다.

30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형소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검사는 앞으로 수사에서 완전히 배제된다. 실무적으로 피의자와 피해자, 전문가 등의 의견을 듣거나 자료를 제출받을 수 있지만 증거를 수집하거나 압수수색을 할 수는 없다. 새로운 자백이나 결정적인 단서를 발견해도 그 자체를 재판의 유죄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 증거로 쓰려면 수사기관이 다시 정식 수사를 개시해 증거로 만들어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검사는 기존 역할에서 벗어나 예비 판사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각종 기록과 사건 관계인들 설명에 의존해 기소 여부만 판단해야해서다. 일각에서는 0.5심 제도가 생기는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한 검찰 관계자는 "검사가 새로운 사실관계를 밝혀내지 않고 수사기관이 만든 증거가 법정에서 유죄를 입증할 정도인지 등을 심사하는 역할만 맡게 되니 예비 판사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기소의 문턱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 부장검사는 "앞으로는 경찰이 보완 요구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거나 추가로 확보한 증거도 부족한 경우에도 보완수사를 할 수 없지 않느냐"며 "검사는 기록만으로 유죄 입증이 가능한 사건 위주로 기소를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섣불리 기소했다가 무죄가 되는 책임을 피하기 위해 불기소하는 사건이 많아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논리다.

가장 큰 우려는 사건이 묻힐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여러 정황을 종합해 살펴야 하는 성폭력·아동학대 사건이나 복잡한 자금 흐름을 추적해야 하는 경제범죄에서 이런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 많다. 검사가 보완수사를 요구하고 수사기관이 형식적인 절차만 되풀이하면 사건이 양 기관 사이를 오가는 '핑퐁'도 심화할 수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보완수사권 폐지로 검사의 무리한 기소가 줄어들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사건을 직접 수사한 검사가 자신이 모은 증거를 토대로 기소까지 결정하면 자신에게 유리한 증거만 받아들이는 확증편향에 빠질 수 있다는 주장이 있다. 한 법조인은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면 검사가 한 발 떨어져 증거가 충분한지, 정말 죄가 있는지 등을 객관적으로 심사할 수 있어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밖에 법원에서 무죄가 나올 만한 사건을 재판 전에 걸러내면 억울하게 피의자로 몰린 사람이 오랜 형사재판을 받으며 감당해야 하는 시간적, 경제적 비용 등과 사회적 불이익 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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