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작 훔치고, 잔디 밭에 불 지르고...30대 의사 '집행유예'

윤혜주 기자
2026.08.07 20:41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한 자료사진/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무런 이유 없이 잔디 밭에 불을 지르고 남의 창고에 있던 장작을 훔친 30대 의사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7일 뉴스1에 따르면 춘천지법은 일반물건방화, 절도, 건조물 침입 혐의로 기소된 30대 의사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이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2월22일 오후 4시 16분쯤 춘천 중도에서 휴대용 가스 토치로 잡풀 등에 여러 차례 불을 붙여 약 72㎡의 잔디를 태우고, 431만원 상당의 복구비가 들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또 지난 2월에는 춘천 한 창고에서 땔감용 통나무 장작 약 20개를 훔치고, 같은 달 피해자의 허락 없이 농막에 두 차례 들어간 혐의도 받고 있다.

법정에서 A씨 측은 정신질환으로 인해 방화가 초래할 결과의 위험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였다면서 방화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장작 또한 버려진 물건으로 오인해 가져간 만큼 절도의 고의가 없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CCTV 확인 결과 A씨가 불길이 치솟는 상황에서도 계속 토치로 잔디에 불을 붙인 점, 상당한 면적의 잔디가 타는 모습을 직접 확인한 점 등을 근거로 위험 발생 가능성을 충분히 인식한 것으로 판단했다.

정신감정 결과 역시 위험성을 인식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으며, 장작 역시 일정한 크기로 잘린 통나무의 단면 등을 볼 때 타인의 물건이라는 점을 충분히 유추할 수 있었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재판부는 "죄책이 가볍지 않고 일반물건방화죄는 공공의 안전과 평온을 해치고 다수의 생명·신체와 재산에 심각한 피해를 야기할 위험이 있어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4개월 넘게 구금돼 반성의 기회를 가진 것으로 보이는 점, 방화 범행에 정신건강 상태가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들과 모두 합의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동종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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