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 딸 "엄마 무서워" 울었지만…만취 194㎞ 질주, 예비신랑 숨졌다

전형주 기자
2026.08.08 13:54
5·6살 자매를 태운 채 만취 운전을 하다 오토바이 운전자를 치어 숨지게 한 30대 여성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사진=JTBC '사건반장'

4·6살 자매를 태운 채 만취 운전을 하다 오토바이 운전자를 치어 숨지게 한 30대 여성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8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대전지법 홍성지원 형사3단독(임휘재 판사)은 지난달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사고 후 미조치, 도로교통법 위반, 아동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38)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1월9일 오후 9시20분쯤 충남 홍성군 홍북읍 한 도로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211% 만취 상태로 차를 몰다 20대 오토바이 운전자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제한 속도 시속 60㎞인 도로에서 시속 178㎞로 달린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당시 그의 차량에는 6세와 4세 딸이 함께 타고 있었다.

'사건반장'에서 공개한 A씨 차량 블랙박스 영상에는 6살 딸이 신호 위반 등 난폭운전을 하는 A씨를 향해 "엄마 제발 천천히 가줘, 무서워"라며 울부짖는 음성이 담겼다. 다만 A씨는 "울어도 상관 없어", "가만히 있어 새끼야"라며 운전을 이어갔다. 차량의 최고 속도는 한때 시속 194㎞에 달했다.

사고 후 차에서 내린 A씨는 피해자 여자친구를 향해 "너 때문에 내 새끼 놀랐다"고 욕설하더니 별다른 구조 조처 없이 현장을 벗어났다. A씨는 앞서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치사상, 도로교통법상 무면허운전 등 교통 관련 범죄로 두 차례 처벌받고도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JTBC '사건반장'

피해자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외상성 뇌출혈 등으로 사망했다.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이었던 그는 당시 퇴근 후 귀가 중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유족은 '사건반장'에 "A씨 남편한테 전화가 한번 왔는데 끊어버렸다. 이게 전화로 사과할 일은 아니지 않냐"며 "우리가 이 사건을 방송에 제보한 뒤부터는 그 남편이 '어느 정도 금전적으로 보상해주려고 했는데 그것도 못하겠다'는 식으로 나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28살짜리 외동 아들을 잃었는데 우리가 돈을 받는다고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했다.

재판에 넘겨진 A씨는 사건 당시 인지 능력이 없었으며, 현장에서 도주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사건 당시 피고인이 피해자의 상태를 파악하지 못할 만큼 인지 능력이 없었다고 보긴 어렵다. 피해자가 아직 생존한 상태임에도 조처하기는커녕 책임을 전가하고 도주했다. 또 음주운전과 난폭운전으로 자녀 2명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쳤다"고 지적했다.

다만 A씨가 자동차 보험에 가입돼 있던 점, A씨의 남편이 선처를 탄원한 점 등을 참작해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검찰이 구형한 징역 17년보다 낮은 수준이다.

유족은 "A씨가 재판부에 반성문을 11번 제출했다. 판사가 이걸 갖고 반성의 여지가 있다고 했는데 너무 기가 막혀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우리가 방송에 사건을 제보한 것에 대해 불쾌함을 드러내기도 했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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