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유행이라길래 힘들게 찾아가고 기다려서 사봤는데 생각보다 맛있던데요. 추석 때 고향 집에 선물 세트를 사가서 가족들과 함께 먹으려고 합니다."
30대 여성 직장인 A씨는 최근 SNS(소셜미디어) 등에서 유행하는 과일 찹쌀떡을 먹어봤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최근 디저트 브랜드 '한정선'의 과일 찹쌀떡이 SNS 등에서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끌고 있다. 과일 찹쌀떡은 팥 대신 딸기, 골드키위, 홍시 등 다양한 과일과 요거트가 들어있다. 한 개 가격이 4000원부터 7500원에 달할 정도로 비싸고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판매하는 데도 '오픈런' 줄이 늘어설 정도다.

지난 15일 오후 4시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 1층 한정선 매장 앞에는 찹쌀떡을 구매하려는 고객 50여명이 줄지어 있었다. 서 있는 사람들의 연령대는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했다.
20대 여성 B씨는 "일부러 사람이 몰리지 않을 것 같은 애매한 평일 오후 시간대에 왔는데 사람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며 "찹쌀떡을 받기까지 50분이 걸렸다. 그래도 한 번에 쉽게 구한 편인 것 같다"고 말했다.
40대 남성 C씨는 "찹쌀떡이 유행이라는 게 이상하다"면서 "얼마 전 선물로 받았는데 팥이 아니라 과일이 들어 있어서 익숙한 듯 새로운 맛이었다. 부모님이 좋아하실 것 같아 명절 전에 반차 쓰고 사두려고 한다"고 했다.
유튜브와 SNS에는 매장을 방문해 구매한 후기와 먹은 후 맛별 평가를 담은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최근 한정선이 GS와 협업해 선보인 '한정선 요거트 찹쌀떡'은 출시 첫날 10만개가 판매됐으며 열흘 만에 누적 판매량 36만개를 돌파하며 초기 물량 대부분이 소진됐다.

최근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 먹고 남은 한정선 포장 종이를 5만원에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작성자는 "우리나라 최고 과일 찹쌀떡"이라면서 포장지를 비싸게 파는 이유에 대해서는 "제가 오픈런해서 노동비"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정선의 찹쌀떡만 인기를 끄는 것은 아니다. 떡은 디저트 시장에서 두바이 쫀득쿠키(두쫀쿠)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쫄깃한 식감이 디저트 시장의 고객들을 사로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표적인 제품은 백설기를 피자처럼 만든 '피자설기'다. 백설기 위에 토마토소스와 치즈, 페퍼로니 햄을 올린 퓨전 떡인 피자설기는 밀가루 대신 백설기로 쫀득한 식감을 살렸고 피자의 맛을 더했다. 피자설기 원조로 알려진 부산 영도다리떡방은 개당 1400~1500원에 팔며 1인당 구매 수량을 10개로 제한하지만 새벽부터 오픈런 고객들이 몰린다. SNS상에서 '피자설기' 맛집 지도가 확산하면서 전국 곳곳 떡집의 매출이 늘고 있다.
독자들의 PICK!
광주 '창억떡'은 베이커리처럼 떡집이 브랜드가 됐다. 유튜버와 연예인들이 창억떡의 호박인절미를 추천하면서 SNS에서 화제가 됐고 수도권 첫 매장을 경기 화성시 동탄구에 열었다. 더현대 서울에서 운영한 팝업스토어에는 1주일간 1만명이 몰렸고 개점 전부터 700명이 줄을 서 화제가 됐다. 창억떡을 시작으로 전국 각지의 떡집을 찾아다니는 '떡지순례'도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유통업계는 발 빠르게 고객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나섰다. 롯데 잠실점은 지난달 '떡지순례' 팝업을 열었다. 부산 영도다리떡방, 전북 익산 농협찹쌀떡, 전남 여수 봄날엔 등 SNS에서 화제가 됐던 지역 떡집 5곳이 참여했다. 행사 기간 구매자는 2만명을 넘어섰다. 행사 기간 베이커리·디저트 카테고리는 일평균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고 익숙하게 느끼는 쫀득한 식감을 갖춘 데다 전통, 레트로가 유행하는 흐름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