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우리 편"...'친일 후손' 논란 하영 부친이 딸에게 쓴 편지

박다영 기자
2026.08.11 13:54
배우 하영(32·본명 안하영)의 증조부 친일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하영의 아버지인 안병문 원장의 과거 편지가 재조명되고 있다.

배우 하영(32·본명 안하영)의 증조부 친일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하영의 아버지인 안병문 원장의 과거 편지가 재조명되고 있다.

11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2002년 중앙일보에 실린 하영의 아버지 안병문 원장의 기고문이 확산했다. 해당 글은 딸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안 원장은 딸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집안의 이력을 설명했다.

그는 "따지고 보면 지금 내가 너에게 이런 얘기를 거리낌 없이 할 수 있는 것도 세월이 우리 편에 서서 고맙게 흘렀기 때문이다"라고 적어 눈길을 끌었다.

자신의 집안에 대해서는 '의료명문'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우리 집안은 몇 안되는 의료명문"이라며 "상(商)자 호(浩)자를 쓰시는 너의 증조부께선 종두(種痘·천연두 예방 목적으로 우두(牛痘)를 사람에게 접종하는 일) 실시로 유명한 지석영(池錫永) 선생과 함께 서울대 의대의 전신인 관립의학교 교관으로 계셨고 초대 한성의사회장(지금의 대한의사협회 회장)을 지내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부께서도 성심병원장을 지내셨다"며 "그 덕에 나는 고교와 대학을 세칭 명문이란 데를 거쳐 가업을 잇게 됐다. 1976년 대학을 마친 뒤 할아버지가 계시던 병원에서 수련의를 거쳐 서른한살에 수련 부장을 할 정도로 잘 나갔다"며 "부산에서 간호대를 나와 그 병원에 취업 중이던 엄마도 거기서 처음 만났다"고 덧붙였다.

앞서 하영은 지난 7일 방송된 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증조할아버지께서 한양 최초로 양의원을 개원하셨고 고종 황제를 진료하셨다"고 밝혔다. 증조할아버지에 이어 할아버지, 아버지, 어머니, 언니까지 4대째 의사 집안이라고도 했다.

온라인에서는 하영의 증조부가 안상호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안상호는 1902년 일본에서 의학전문학교를 졸업하고 현지 의사 자격을 취득해 1904년 서울 종로3가에 병원을 열었다. 1919년 일본인 의사와 함께 고종을 진료하기도 했다.

이후 안상호의 과거 행적을 두고 친일파였다는 의혹이 일었다. 조선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의 1918년 인터뷰 기사에 따르면 안상호는 일본인 아내와 결혼한 후 "나는 일본 사람과 똑같다. 지금 조선 옷은 한 벌도 없고 매운 음식도 못 먹는다", "자녀들이 집에서 일본어만 사용한다. 조선말은 전혀 하지 못한다. 완전한 일본인 가정으로 키우고 있다" 등 발언을 했다.

또 그가 1919년 서울에서 조직된 친일 단체인 대정친목회 평의원을 맡은 사실이 드러났다. 대표적인 친일파인 이완용도 이 단체 소속이다.

소속사는 지난 10일 "하영의 증조부는 안상호가 맞으나 안상호의 친일 행적 등 온라인에서 확산하고 있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소속사는 11일 기존 입장을 번복하고 하영의 증조부 안상호가 1916년 대정친목회 평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기록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충분한 검증 없이 '사실무근'이라 성급히 답변해 혼란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배우 본인은 마음이 매우 무거운 상황이며, 이번 일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을 깊이 새기고 앞으로 더 신중하고 겸허한 자세로 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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