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객 0명 결혼식에 15평 신혼집 "행복해" 사연에…쏟아진 반응 '뭉클'

이재윤 기자
2026.08.14 09:47
보육원에서 자라 신부 측 하객이 한 명도 없는 결혼식을 치렀다는 한 여성의 사연이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결혼식에 단 350만원을 들였다고 밝히면서 화제가 됐다.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자료사진./사진=게티이미지뱅크.

보육원에서 자라 신부 측 하객이 한 명도 없는 결혼식을 치렀다는 한 여성의 사연이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결혼식에 단 350만원을 들였다고 밝히면서 화제가 됐다.

14일 한 결혼 정보공유 카페에 '신부측 하객이 0명인 결혼식을 해보셨나요? 후기 남길게요"란 게시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자신을 보육원에서 자란 이른바 '흙수저 출신'이라고 소개했다.

부모가 없는 데다 고등학교 때까지 따돌림을 당했고, 대학 시절에는 불판을 닦으며 학교생활을 하느라 가까운 친구도 만들지 못했다고 했다. 서른이 될 때까지 연애 경험도 없었던 그는 스스로를 세상과 동떨어진 '외딴섬'처럼 여기며 살았다고 털어놨다. 실제 결혼식 당일 신부 측 하객은 한 명도 없었다고 전했다.

A씨는 남편을 만나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사랑받는 경험을 한 뒤 세상에 "오색찬란한 빛으로 빛나는 삶"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사람들이 왜 사랑 때문에 울고 웃는지도 그제야 이해할 수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결혼을 생각하면서 고민이 시작됐다. 아버지 손을 잡고 입장하는 신부를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팠고, 신부 측 하객석이 텅 비어 있는 자신의 결혼식을 상상하며 결혼을 포기하려 했다는 것이다. A씨는 온라인에서 직업과 집안, 경제력 등으로 결혼 상대를 평가하는 글까지 접하면서 자신은 '결혼할 자격이 없는 사람'처럼 느꼈다고 했다.

하지만 남편이 결혼식을 하지 않아도 괜찮고, 남들의 시선보다 두 사람이 함께 사는 게 더 중요하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A씨는 이후 "인터넷과 현실은 다른 세계"라고 깨달았다며 SNS(소셜미디어) 속 타인의 삶과 자신을 비교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두 사람은 형편에 맞춰 결혼식을 준비했다. A씨는 직접 발품을 팔아 외곽 예식장을 찾고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등이 포함된 패키지를 350만원에 계약했다. 드레스 업그레이드와 원판 사진 등 추가 비용이 드는 선택 사항은 대부분 제외했다. 그는 "처음이자 마지막 어쩌고 말하는 거 다 상술이에요"라며 꼭 필요하지 않은 항목은 빼도 결혼식을 치르는 데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청첩장과 예식용품에서도 비용을 줄였다. 모바일 청첩장은 9900원에 직접 만들었고, 웨딩슈즈는 4만7000원대, 2부 원피스는 4만8000원대 제품을 골랐다. 결혼식은 A씨에게 어머니 같은 존재였던 한 수녀의 혼배성사로 진행됐다. 무교였던 남편도 이를 받아들여 함께 성당에서 식을 올렸다고 한다.

A씨는 결혼식에 큰돈을 쓰지 않은 이유에 대해 "우리 같은 사람은 그 돈 아껴서 전세값에 보태거나 S&P500 사야한다"며 현실적인 모습을 보였다. 현재는 남편과 15평짜리 빌라에서 함께 밥을 해 먹고 돈을 모으며 미래를 계획하는 일상이 행복하다고 했다.

이어 돈이나 부모, 친구가 없다는 이유로 연애와 결혼을 포기하려는 사람들에게 "이런 결혼도 있다"는 사실을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글 마지막에 "이 세상에 정말 많은 고아원 동생 언니 오빠들에게 이 글을 바친다"고 적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결혼식보다 훨씬 의미 있어 보인다", "형편에 맞게 준비한 게 현명하다", "결국 결혼식보다 두 사람이 함께 살아갈 삶이 더 중요하다", "앞으로도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결혼식 준비에 수천만원을 쓰면서 축의금 하나하나에 연연하는 결혼 문화가 피곤하다"며 "결혼은 두 사람이 가족이 되는 약속인데 오히려 이런 결혼식이 더 귀해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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