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엔 태극기, 송현공원엔 노조 깃발…광복절 도심 곳곳 집회

민수정 기자, 여승헌 기자, 이지웅 기자
2026.08.15 15:20

광화문 일대 5만여명 운집…노조 집회 중 충돌도
올림픽공원에도 집결…비 맞으며 애국가 제창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보수단체 측 집회가 열리고 있다./사진=여승헌 기자.

"연휴 계획 따로 세우지 않고 일부러 여기로 왔어요."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 친구와 함께 보수단체 광복절 집회에 참여한 20대 여성 이모씨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최근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와 투표조작 논란을 접하면서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이씨는 "일주일 전부터 친구와 오늘 광화문에 오기로 계획했다"며 "광화문에 조금 있다가 올림픽공원으로 넘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서울 도심 곳곳에서는 제81주년 광복절을 맞아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는 보수단체 참가자들이, 송현공원 일대에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등 진보단체 참가자들이 모였다. 송파구 올림픽공원에도 오전부터 집회 참가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서울시 실시간 도시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광화문·덕수궁 일대 체류인구는 5만명을 넘어섰다. 같은 시간 송현공원 일대 체류인구도 6500명을 웃돌았다.

광화문 일대 자유통일당 측 집회에서는 고령층 참가자가 주로 눈에 띄었다.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부정선거', '재선거' 등의 구호를 연신 외쳤다. 집회장 한편에는 붕어빵과 아이스커피 등을 무료로 나눠주는 부스도 마련됐다.

오후 들어서는 젊은층과 어린 자녀를 데리고 온 가족 단위 참가자들도 늘었다. 빨간색 티셔츠를 입은 20대 윤모씨는 "올림픽공원 집회에서 친해진 분과 함께 광화문에 왔다"며 "오늘은 광복절이라 특별히 이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장모씨도 "올림픽공원 시위에는 두세 번 참석했지만 광화문 집회는 처음"이라며 "원래 정치 성향이 뚜렷하지 않았는데 친구와 부정선거 논란 등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집회에 참여하게 됐다"고 했다.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송현공원 일대에서 '8·15 노동자대회' 참가자들과 경찰간 소동이 빚어지고 있다./사진=여승헌 기자.

송현공원에서는 민주노총이 오후 2시부터 건설산업연맹, 금속노조 등 산하 단체와 함께 '8·15 노동자대회'를 열었다. 집회가 시작되자 공원 앞 2개 차로는 각기 다른 색깔의 조끼를 입은 노조원들로 가득 찼다.

집회 시작 전인 오후 1시40분쯤 일부 참가자와 경찰이 집회에 사용할 차로를 추가로 확보하는 문제를 두고 충돌하기도 했다. 다른 참가자들까지 몰리면서 경찰 통제선이 위로 들리는 등 한때 현장이 혼잡해졌다.

경찰은 "뒤에 차량이 통행하고 있다"며 추가 차로 확보를 막았고 일부 참가자는 통제선을 발로 차며 경찰과 말다툼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다치거나 경찰에 체포된 참가자는 없었다.

15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일대에 시민들이 모여있는 모습./사진=이지웅 기자.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일대에도 이날 오전부터 집회 참가자들이 모였다. 오전 11시가 되자 참가자들은 구호를 멈추고 애국가를 1절부터 4절까지 함께 제창했다.

한때 비가 쏟아졌지만 참가자들은 우산을 쓰거나 우비를 입은 채 자리를 지켰다. 일부는 현장 자원봉사자들이 만든 종이 모자를 받아 쓰기도 했다.

올림픽공원에서는 광화문과 비교해 청년층과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참가자가 상대적으로 많이 눈에 띄었다. 광복절 휴일을 맞아 수도권뿐 아니라 충남·대전 등 다른 지역에서 찾아온 참가자들도 있었다.

충남 서산에서 두 아들과 함께 왔다는 한 중년 여성은 "평소에는 거리가 멀어 오지 못했는데 오늘은 20대 아들이 먼저 집회에 가보자고 해 함께 왔다"고 말했다.

용인 수지에서 가족과 함께 왔다는 40대 남성은 "광화문보다 비교적 가까운 송파구로 왔다"며 "현장에 사람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고 했다.

경찰은 이날 서울 도심 대규모 집회에 대응하기 위해 교통경찰 200여명을 투입해 교통 관리와 차량 우회 조치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세종대로와 우정국로 등 일대에서 교통 혼잡이 예상된다"며 "가급적 지하철을 이용하고 차량을 이용할 경우 교통정보를 미리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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