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에 이틀간 900㎜…남부 지방 '물폭탄', 1명 사망·3명 부상

채태병 기자
2026.08.17 18:56
17일 해양경찰이 경남 통영시 곤리도에 산사태가 발생해 매몰된 60대 여성을 구조하고 있다. /사진=뉴스1

거제시에 이틀간 900㎜ 넘는 비가 내리는 등 남부 지방에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가 속출했다. 연휴 기간 폭우로 인해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

17일 기상 당국에 따르면 경남 지역에 광복절 연휴 동안 700㎜ 이상의 집중호우가 내렸다. 거제는 이날 0시부터 불과 6시간 만에 508.8㎜의 강수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새벽 4시42분쯤 거제시 옥포동 한 아파트 인근에서 산사태가 발생, 아파트 1층이 매몰됐다. 신고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과 소방은 인원 170여명과 장비 62대를 동원해 매몰된 1층에서 심정지 상태에 있던 1명을 포함해 총 4명을 구조했다.

이 가운데 심정지 상태였던 20대 1명은 병원에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구조된 나머지 3명 중 2명이 골절 등 부상을 당해 인근 병원서 치료받았다.

17일 경남 거제시 옥포동 한 아파트 인근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차량이 매몰돼 있다. /사진=뉴스1

거제시 덕포동과 상동동 등에서 추가로 산사태가 발생했지만,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침수에 따른 고립과 대피도 이어졌다. 거제 회진마을 등에서 주민 20여명이 침수로 고립돼 구조 작업이 진행됐다. 아주동 예솔마을에서는 산사태 위험이 커지면서 주민 100여명이 긴급 대피했다. 관내 조선소에서는 일부 도크가 물에 잠겨 휴무에 들어가기도 했다.

통영 곤리도에서도 산사태가 발생해 1명이 다쳤다. 해양경찰은 약 1시간30분 동안 구조 활동을 벌여 자택 화장실에 매몰된 60대 여성 1명을 구조했다.

거제와 통영을 중심으로 공공시설 등 재산 피해도 잇따랐다. 거제시 사등면에서는 물살을 견디지 못한 교량이 파손되는 모습이 포착됐고, 시내버스 및 택시와 같은 대중교통 수단이 멈추고 10곳에 달하는 학교의 건물 및 운동장이 물에 잠기기도 했다.

부산에서는 오전 중 사하구 두송대선터널 양방향이 침수돼 배수작업 끝에 통행이 재개됐다. 상습침수구역으로 꼽히는 부산데파트 앞 중앙대로 일원에는 집중호우로 인한 지반 약화로 포트홀이 발생해 재난문자가 발송됐다.

지난 16일 전남광주 해남군 황산면의 한 가게가 침수 피해를 당해 소방 당국이 배수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사진=뉴스1

전남광주에선 해남군 솔라시도에 최고 199㎜ 비가 내렸고 영암 삼호(181.5㎜), 목포(161.5㎜), 여수 돌산(142.5㎜), 광양(139.5㎜), 진도 수유(132㎜), 순천시(109.5㎜) 등이 세자릿수 강우량을 기록해 침수 사고가 잇따랐다.

전남광주 재난안전대책본부에는 해남서 소하천 제방이 유실됐다는 신고가 2건 접수됐고, 농경지 침수(19.1㏊)와 농작물 쓰러짐(0.3㏊) 등 피해도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울산에서는 최대 140㎜의 비가 쏟아진 끝에 오후 1시쯤 호우주의보가 해제됐다. 그러나 호우가 내리는 동안 중구 교동의 주택가에서 담벼락이 무너지고, 남구 신정동 한 도로에선 가로수가 쓰러져 이를 피하던 택시가 급정거해 60대 남성 승객이 허리 통증을 호소해 병원에 이송됐다.

제주에선 한라산을 중심으로 광복절 연휴 동안 375.5㎜의 비가 쏟아졌다. 일부 해안 지역에는 100㎜ 내외의 비가 내렸다. 이번 집중호우로 한경면 포구에서 물에 빠진 30대 남성을 이송하기 위한 닥터헬기가 뜨지 못하면서 끝내 숨지는 사고도 있었다. 이 외에도 서귀포시 516 숲터널에 나무가 도로에 쓰러져 차량 통행이 지체되는 등 오후 2시 기준 총 3건의 피해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17일 오전 울산 남구 신정동 한 도로에 나무가 쓰러져 소방 당국이 조치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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