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법무장관 사직서 제출

양윤우 기자, 이원광 기자, 김성은 기자
2026.08.19 04:05

공소청 출범 앞두고 수장 공백
인력배치·사건이관 차질 우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1회 을지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공개적으로 사의를 표명해온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공식적으로 사직서를 냈다. 법무부와 검찰이 모두 수장 없이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체제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법조계에서는 수장 없이 공소청 인력배치와 기존 수사사건 이관 등 핵심 후속작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어 제도전환 초기에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18일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정 장관은 그동안 국민적 요구에 따라 맡은 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왔다"며 "건강상의 이유로 면직을 요청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후속인사 등 조치가 이뤄질 때까지 맡은 바 역할을 다해줄 것을 당부드렸다"고 덧붙였다.

정 장관은 이날 오후 청와대와 인사혁신처 등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정 장관은 검찰개혁 관련 주요 입법이 마무리된 점, 건강문제 등을 사직 사유로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새로운 형사사법체계는 새로운 리더십 아래에서 완성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한다"는 주장도 사직서에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표가 수리되면 이진수 법무부 차관이 장관 직무대행을 맡게 된다. 검찰총장직을 대행하던 구자현 대검 차장검사가 지난달말 사직서를 제출한 뒤 휴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는 상황에서 정 장관까지 사실상 자리를 비우면서 공소청 출범준비와 검찰인사 등 조직개편 절차에 차질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직무대행도 법적으로 장관이나 총장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지만 인사와 조직 배치처럼 부처간 이해관계가 있는 사안을 결정할 때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법무부는 현재 공소청 직제와 정원, 예산을 놓고 행정안전부·기획재정부 등과 협의 중이다. 새 형사소송 절차를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후속작업도 진행 중이다. 공소청 검사가 경찰이나 중수청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사유와 방법, 처리기한을 정하고 사건송치와 영장청구, 기관간 이견조정 절차도 구체화해야 한다.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과 대검 훈령·예규를 새 제도에 맞게 바꾸는 작업도 필요하다.

또 검찰이 현재 수사 중인 사건을 어디로 넘길지도 결정해야 한다. 준비가 늦어진 상태로 공소청과 중수청이 개청하면 사건처리가 지연될 수 있다.

한 검찰 관계자는 "사건이관 기준이나 보완수사 절차가 명확하지 않으면 사건이 기관 사이를 오가거나 같은 수사를 반복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그 부담은 수사결과를 기다리는 피해자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 입장에선 정 장관이 사퇴하면 정부·여당과의 소통통로가 좁아질 수 있다는 걱정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정 장관과 구 대행의 사표수리 여부를 한꺼번에 결정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후임인선이 시급하다는 말도 나온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지명하더라도 인사검증과 국회 인사청문회, 업무 인수인계에 상당한 시간이 걸려서다. 새 장관이 방대한 제도개편 내용을 파악하고 관계기관과 세부안을 조율할 시간까지 고려하면 공소청과 중수청 출범 전까지 시간이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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