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제청 논란에 행정처 "대통령 면담 기회 안 줬다, 끝까지 협의한 것"

이혜수 기자, 이태성 기자
2026.08.19 18:25

(종합)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조희대 대법원장이 그간의 관행을 깨고 이재명 대통령에게 대법관 후임자를 서면으로 제청한 것을 두고 여권의 비난이 계속해서 이어지자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은 "계속해서 협의를 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처장은 또 청와대에서 이 대통령과 조 대법원장 간 면담 기회를 주지 않아 민정수석실과 협의해 대법관 후임자를 서면으로 제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 처장은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여당 의원들이 연달아 대법관 서면 임명 제청을 비판하자 "합의에 이르진 못했지만 협의는 계속해서 해왔다"며 "협의는 마지막 순간까지 있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충분히 청와대와 소통하기 위해 시도했으나 최종적인 합의를 보지 못했다는 취지다.

노 처장은 이 대통령과 면담을 요구했으나 합의의 기회가 없어 서면으로 제청할 수밖에 없었다고도 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면 제청하는 것은 누가 낸 아이디어인지' 묻자 "정확히 말씀드리면 (이 대통령과) 만남의 기회가 없었다"며 "청와대 민정수석실 측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서면 제청안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통령과 대법원장) 두 분이 만나 합의한 후 서면으로 보내는데 두 분이 합의할 기회를 주지 않아 결국 마지막 남은 방법이 (서면 제청밖에) 없었다"고 했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법사위원장)이 반복해서 '언제부터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 후보인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 이름을 꺼내 협의했는지' 묻자 "전날 오전 일찍 이름을 꺼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손 부장판사를 포함해 후보자 4명에 대해선 지속해서 청와대와 협의했다고 부연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조 대법원장이 관례를 깨고 서면으로 후임 대법관 임명제청을 한 것이 탄핵소추할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 처장은 "탄핵소추 여부는 국회가 판단할 문제이지만 그것이 사유가 되는지는 의문이 있다"고 답했다.

노 전 대법관의 후임자로 추천된 후보자들에게 전화를 건 것에 대해 여권에서 "사퇴를 요구한 것이냐"고 주장한 데 대해선 "의견을 물은 것"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노 처장은 "전화를 한 적은 있으나 사퇴하라 한 적은 없다"고 했다. 이어 조 대법원장의 동의 없이 스스로 판단해 후보자들에게 전화해 의견을 물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 처장은 그동안 국회·언론 등에서 후임 대법관을 임명을 제청하란 요구가 있어왔으며, 청와대와 대법원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기존 노 전 대법관 후임 대법관 후보 4명의 구성을 무효화해 새로 추천인을 꾸리는 방안이 실무진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이 후보자를 새롭게 구성해 대통령실과 재차 협의하려 한 것이란 취지다.

그러면서 "(후보자 중) 한 분이라도 반대하면 이뤄지지 않는다"며 "그래서 각 후보에게 어떻게 생각하는지 자유롭게 이야기해달라고 했고 일부는 동의했고 일부는 동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노 처장은 이런 행위가 후보자들의 사퇴를 종용하는 것은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조 대법원장은 전날 노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손 부장판사를 임명해달라고 서면으로 제청했다. 노 전 대법관의 후임 후보 4명은 지난 1월 김민기 수원고법 고법판사(55·26기), 박순영(59·25기) 서울고법 고법판사, 손봉기(60·22기) 대구지법 부장판사, 윤성식(57·24기)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선정됐다.

헌법 104조2항에 따라 대법관 제청 권한은 대법원장에게 있으나 임명권자인 대통령과 사전 협의를 거쳐 대면 형식으로 제청하는 것이 오랜 관례였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청와대와 대법원 간의 극심한 인사 갈등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대법원과 청와대는 그동안 노 전 대법관 후임 인선을 두고 견해차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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