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에서 마약에 취해 이른바 '좀비' 같은 모습으로 서 있는 영상으로 논란이 된 30대 남성이 경찰에 소환돼 4시간가량 조사를 받았다.
20일 뉴스1에 따르면 경기 수원권선경찰서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오후 6시까지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를 받는 A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조사에서 영상 촬영 전후 A씨의 행적과 마약류 투약 여부, 마약류 입수 경로와 투약 경위 등을 집중적으로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 6월 21일 오후 12시 30분쯤 수원시 권선구의 한 아파트 단지 버스정류장 인근에서 마약류를 투약한 상태로 배회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한 목격자가 촬영해 SNS(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에는 A씨가 등을 굽힌 채 양팔을 아래로 축 늘어뜨리고 좌우로 비틀거리듯 움직이는 모습이 담겼다.
이 영상은 미국과 호주 등 해외에서 사회 문제로 떠오른 이른바 '펜타닐 좀비'를 연상시킨단 반응과 함께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확산했다. 영상을 통해 사건을 인지한 경찰은 A씨를 추적해 마약 간이검사를 실시했고,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오면서 그를 긴급체포했다. 다만 당시 A씨의 소지품에선 필로폰이나 펜타닐 등 마약류가 발견되지 않았다.
이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예비 감정과 소변 정밀 감정에선 음성이 나왔다. 이에 경찰은 A씨를 불구속 상태로 전환해 보강 수사를 이어왔다. 하지만 경찰은 최근 국과수로부터 A씨의 모발에서 마약류 양성 반응이 확인됐다는 감정 결과를 전달받았다.
경찰은 A씨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하고 휴대전화를 포렌식하는 과정에서도 마약류 투약을 의심할 만한 정황을 추가로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모발에서 마약류가 검출됐다는 사실만으로 문제의 영상이 촬영된 당시 A씨가 마약을 투약한 상태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모발 검사는 성장 구간에 따라 과거 수개월간의 마약류 투약 여부를 확인하는 데 활용되기 때문이다.
반면 소변 검사는 비교적 최근의 투약 여부를 확인하는 데 활용된다. 경찰은 영상 속 A씨의 행동과 실제 마약류 투약 시점 사이의 연관성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A씨는 그동안 경찰 조사에서 영상 촬영 당시 모습에 대해 "몸에 힘이 없어 그런 자세를 취했다"거나 "스트레칭을 하고 있었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상황에 대해서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모발 감정 결과와 압수수색·휴대전화 포렌식에서 확보한 자료, A씨 진술 등을 종합해 혐의 입증 여부를 판단하고 혐의가 구체적으로 확인될 경우 구속영장을 신청 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