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BTS) 정국과 대기업 회장 등 국내 재력가를 노려 380억원대 자산을 빼돌린 해킹 조직의 총책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20일 뉴시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판사 박준석)는 이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중국 국적 총책 A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A씨 일당은 태국 등 해외에서 해킹 범죄 단체를 조직해 2023년 8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알뜰폰 사업자 등 20여 개 사이트를 해킹해 불법 수집한 개인정보를 이용해 피해자들의 금융 계좌에서 무단으로 예금을 인출한 혐의 등을 받는다.
이들은 불법 수집한 개인정보를 토대로 피해자들 명의의 알뜰폰을 추가로 개통한 뒤 인증번호를 가로채 은행, 금융사, 암호화폐(가상자산) 거래소 계정에 접근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공공기관과 유관기관 해킹으로 아이핀(i-PIN·인터넷 개인 인증번호의 약자)과 인증서 발급에 필요한 정보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 대상에는 정국을 비롯해 대기업 회장·대표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유명 유명인, 인플루언서, 재력가 등 258명의 장부를 관리하며 범행 대상을 물색했고, 특히 군 복무 중이거나 수감 중인 이들을 주로 노렸다.
정국은 84억원 상당의 소속사 '하이브' 주식을 탈취당했으나, 다행히 소속사가 피해 사실을 인지한 직후 지급 정지 등 조치에 나서 실제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실제 금전 피해가 발생한 사례는 16명, 피해 규모는 약 390억원이다. 이 가운데 계좌 이체 후 중간 차단 등으로 피해를 막은 사례까지 포함하면 총 피해 규모는 640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재판부는 "A씨는 대한민국의 재력가들을 범행 대상으로 물색해 재산을 탈취했다"며 "피해자들은 통상의 보이스피싱과 달리 아무런 귀책 사유 없이 무방비 상태로 재산을 탈취당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 개인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금융시스템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피해 금액이 수백억원에 이르고 피해 복구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A씨가 기본적인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있고, 범죄 수익 전체를 취득하지 않은 점 등을 양형 사유로 참작했다.
A씨는 지난해 5월 태국에서 인터폴 공조로 검거됐으며, 같은 해 8월 국내로 송환된 뒤 9월 구속기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