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개월 딸 4.7kg' 굶어 숨졌는데…"살해 고의 없다" 친모 징역 12년

박효주 기자
2026.08.21 16:21
21일 인천지법 형사14부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30·여)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200시간 이수와 아동 관련 기관 10년간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사진은 A씨(30)가 지난 3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지법에 출석한 모습. /사진=뉴스1

생후 19개월 된 딸에게 충분한 음식을 주지 않고 장기간 방임해 숨지게 한 30대 친모가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아동학대살해 혐의를 적용해 징역 30년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아동학대치사 혐의만 유죄로 인정했다.

21일 뉴스1에 따르면 이날 인천지법 형사14부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30·여)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200시간 이수와 아동 관련 기관 10년간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3월 인천 남동구 자택에서 생후 19개월 된 딸 B양에게 충분한 음식을 주지 않고 방치해 영양결핍과 탈수 등으로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양은 숨질 당시 몸무게가 4.7㎏에 불과했다.

A씨는 올 초부터 B양에게 제대로 음식을 주지 않았고 체중이 급격히 줄어 젖병조차 스스로 들기 어려울 정도로 쇠약해졌는데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B양을 집에 혼자 둔 채 가족들과 찜질방이나 놀이공원 등에 장시간 외출하기도 했다. 첫째 딸 역시 생활 쓰레기와 담배꽁초 등이 방치된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양육하고 폭행한 혐의도 받았다.

경찰은 애초 A씨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송치했지만 검찰은 홈캠 영상과 가족 조사, 심리분석 등을 토대로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고 아동학대살해 혐의로 변경해 기소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가 딸의 사망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받아들였다고 볼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미필적으로나마 피해 아동을 살해하려 한 것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심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살해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했다.

A씨가 경계선 지능 수준인 점과 어린이집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하고 보육교사와 아이의 상태를 상의한 점, 이유식을 거부하자 분유나 두유 등을 먹이려 한 정황 등을 근거로 들었다.

다만 재판부는 "피해 아동이 건강이 악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충분한 음식을 제공하거나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며 "경제적으로 음식을 제공하지 못할 상황도 아니었음에도 결국 피해 아동이 굶어 사망하게 했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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