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가 21일 인적분할을 골자로 한 사업구조 재편을 발표했다. 인적분할은 기존 기업 주주가 분할기업과 신설기업 주식을 모두 갖게되는 방식이어서 주주친화적이라는 평을 듣는다. 그럼에도 카카오의 이날 주가는 급락세를 보였다. 아울러 또다른 기업 분할방식인 물적분할이 아닌 인적분할을 택한 배경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카카오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회사를 카카오AI(신설기업)와 카카오X(분할기업)로 나누는 인적분할을 결의했다. 분할비율은 순자산 장부가액 기준 카카오AI 0.36, 카카오X 0.64다. 기존 카카오 주주는 분할비율에 따라 두 회사 주식을 모두 배정받는다.
카카오에 주식을 가진 투자자는 기존 카카오에서 남아있게 되는 카카오X의 주식뿐만 아니라 신설되는 카카오AI의 주식도 분할비율과 지분율대로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기존 카카오 주주가 두 회사에 직접 투자하는 상태가 되는 점이 또 다른 기업 분할 방식인 물적분할과 가장 큰 차이다.
따라서 인적분할은 자본시장에서 호재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카카오는 인적분할 발표 이후 장중 급락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52분 전 거래일 대비 13.18% 내린 3만6000원에 거래가 되기도 했다. 이후 낙폭을 줄여 전 거래일 대비 7.49% 하락한 3만5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두 자릿수 하락률 기록은 미국과 이란 전쟁 발발 직후인 3월4일 장중 16.28%까지 내려간 이후 처음이다. 카카오는 과거 무분별한 사업 부문 분할과 계열사 확대 및 상장 시도를 반복하며 지배구조에 대한 의문을 시장으로부터 받았다. 그 결과 상장한 대부분의 계열사 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상황이다.
카카오가 이날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업 분할을 하면서 물적분할이 아닌 인적분할 방식을 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물적분할은 인적분할과 달리 분할기업이 신설기업의 지분 100%를 갖게 된다. 주주의 지분 분할은 없고 회사의 재산만 나뉘는 방식이다. 신설회사가 존속회사의 100% 자회사가 되기 때문에 기존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거의 없다는 의견이다. 오히려 분할기업 내 경쟁력 있는 부문이 따로 떨어져 나간다는 점에서 주주가치 훼손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과거 국내 대기업들이 이런 방식으로 특정 대주주 입맛에 맞게 기업 지배구조를 재편하거나 쪼개기 상장을 하는 등의 사례가 발생하면서 부정적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잦았다.
독자들의 PICK!
특히, 물적분할한 자회사가 별도로 주식시장에 상장하면서 중복상장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기도 했다. 자회사가 상장되면 해당 사업에 투자하고 싶은 투자자는 자회사 주식을 따로 매수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모회사 투자 매력은 낮아지는 사태가 발생하는 등 기존 주주들은 불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
카카오가 주주친화적으로 여겨지는 인적분할을 택한 것도 지속적인 분할 상장에 대한 부담과 시장 종사자들로부터의 신뢰 회복에 방점이 찍힌 분할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가 분할 계획과 함께 내년부터 2029년까지 별도 조정 잉여현금흐름(FCF)의 20~35%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한 것도 시장 신뢰 회복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며 "이날 주가는 크게 떨어졌지만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줄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