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마비 장애인 유튜버 박위(39)가 KTX에서 하차하던 중 휠체어에서 굴러떨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박위는 21일 유튜브 채널 '위라클 WERACLE'에 영상을 공개하며 지난 14일 KTX 승강장에서 낙상사고를 겪었다고 밝혔다.
이 영상에서 박위는 "제가 KTX를 이용하다가 승강장에서 넘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4일 오후 12시 6분쯤 사고가 발생했다고 했다.
박위는 "KTX를 타려면 휠체어 리프트를 타야 한다"며 "KTX에서 하차하는 과정에 경사로가 있는데, 미끄러져 내려오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제 눈앞에 발이 보이더라. 그때는 늦었다. 발이 보이는 순간 제 휠체어가 바퀴가 그 발에 걸렸고, 그대로 몸이 튕겨져서 바닥에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솔직히 너무 화가 났다. 너무 화가 나고 정신도 없고 너무 많은 생각들이 제 머릿속을 지나가는데 전 이미 바닥에 누워있는 상태였다"고 당시 심정을 전했다.
박위는 마중 나와 있었던 강연 관계자들은 사고를 목격한 뒤 당황해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고, 공익근무요원도 당황해서 자신을 일으키려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그때만 생각하면 정말 너무 아찔하다"며 당시 CC(폐쇄회로)TV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박위는 휠체어를 타고 경사로를 내려오는 과정에서 뒷바퀴가 공익근무요원의 발에 걸려 앞으로 튕겨 나갔다. 다행히 박위는 팔을 뻗어 땅을 짚고 넘어졌다.
박위는 "저는 쇄골 밑으로 점점 감각이 없고, 특히 하체 쪽으로는 거의 감각이 없다고 보시면 된다"며 "영상을 보면 무릎이 찍히고 제가 옆으로 넘어졌다. 제가 다친 뒤 12년 동안 한 번도 제가 이렇게 높은 데서 떨어져 본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 수개월 전 약속한 강연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골절 가능성이 있다는 위험을 감수하고 병원에 가지 않고 일정을 강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감각이 거의 없기 때문에 뼈에 금이 가거나 골절이 돼도 알 수 없다는 게 가장 무서웠다"고 덧붙였다.
박위는 공익근무요원이 경사로 고정을 위해 올려둔 발에 걸려 넘어졌다며 "공익근무요원이 일부러 의도를 가지고 한 건 아니지만, 발을 경사로 위에 올려놓은 것 자체가 너무 화가 났다"고 말했다.
이어 "경사로 바깥에 손잡이가 있어서 그걸 손으로 잡거나 발로 밟아도 되는데, 경사로 중간에 발을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너무 화가 나서 저도 순간 화를 참지 못하겠더라. 그분은 물론 저에게 공손하게 죄송하다고 거듭 말씀하셨지만, 순간적으로 납득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만일 제가 거기서 떨어져서 크게 다쳤다면 너무 아찔하다"고 덧붙였다.
박위는 "하반신 마비된 사람들의 상태가 다 다르다"며 "팔을 쓰지 못하는 경우 머리로 고꾸라져 넘어졌을 수도 있다"며 위험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게 진짜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정말 호소하고 싶다. 한 번의 실수가 정말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역무원들에게 이렇게 넘어지는 경우가 있냐고 물으니 가끔 일어난다고 하시더라"라며 답답해했다.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 속 역무원은 "이런 수동 휠체어는 가벼워서 내려오다가 그러는 경우가 가끔은 있다'고 답했다" 가끔 일어나냐고 물으니 가끔 일어난다"고 말했다.
박위는 "이런 가능성은 아예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러려면 안전 교육이 필요하다. 조금 더 세심하게, 상세하게 휠체어 탄 사람들을 보살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박위는 다음날이 광복절이라 바로 병원 진료를 받지 못하고 이틀 뒤 병원에 다녀왔다고 밝혔다.
그는 "허리 아래로 엑스레이를 30방 찍은 것 같다"며 "허리가 그날부터 계속 아팠다"고 말했다. 다행히 골절은 없었고, 경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태라는 진단을 받았다.
끝으로 박위는 "누구나 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편하게 다닐 수 있도록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환경을 위해 노력하는 많은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제가 예전보다 다니기 정말 편해졌다. 그럼에도 아직 안전하지 못한 이런 환경에 대해서는 계속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가 좀 더 배리어 프리한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 영상을 찍는다"고 말했다.
'배리어 프리'는 장벽을 뜻하는 '배리어'(Barrier)와 자유롭다는 뜻의 '프리'(Free)'를 합친 말로, 장애인이나 고령자 등 사회적 약자가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물리적·제도적·심리적 장벽을 허물기 위한 운동과 정책을 뜻한다. 계단 대신 경사로나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거나 계단을 없앤 저상버스를 운영하는 것이 대표적인 배리어 프리 사례다.
이와 함께 "본 영상은 특정 개인을 비난하거나 책임을 묻기 위한 목적이 아닌, 휠체어 이용자의 안전사고 예방과 안전한 이용 환경을 위해 제작됐다. 영상 속 개인에 대한 비난이나 과도한 추측은 삼가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온라인 커뮤니티와 영상 댓글 창에는 실수로 발생한 사고인데다 사과까지 했는데 CCTV까지 공개하는 것은 과하다는 지적이 이어졌고, 결국 영상은 비공개로 전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