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찰 '로스쿨 3년 연수휴직' 추진 무산…전문가 육성 계획 '물거품'

김서현 기자, 조유진 기자
2026.09.03 16:14

인사혁신처, 전체 국가공무원 조직 형평성 문제로 반대
3년 의무복무 이후 인력 이탈 우려도

경찰청 모습. /사진=뉴스1.

경찰이 현직 경찰관의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진학을 지원하기 위해 추진해온 연수휴직 특례가 관계부처 반대로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형사사법체계 개편에 맞춘 경찰의 전문성 육성 계획도 물거품이 됐다.

3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은 올해 초부터 현직 경찰관이 로스쿨에 진학할 경우 3년간 연수휴직을 허용하는 내용의 특례 신설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공무원 인사·복무 주무부처인 인사혁신처가 형평성 등을 이유로 반대하면서 관련 논의가 사실상 중단됐다.

경찰청은 지난달 3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책 토론회에서 현직 경찰관의 로스쿨 진학을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초부터 추진해온 '법률 전문인력(변호사) 육성체계 구축안'의 하나다. 경찰공무원법을 개정해 로스쿨 입학 시 3년간 연수휴직을 허용하고 수료 후 3년간 의무복무하도록 하는 특례를 신설하는 것이 골자다.

경찰이 자체적으로 법률 전문인력 육성에 나선 건 형사소송법 개정에 따른 수사 책임 확대 등으로 조직 내 법률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어서다. 경찰 내부에서 직접 법률 전문인력을 육성해 수사·법무 분야 등에 활용한다는 취지다.

현행 제도에서는 로스쿨 3년 과정을 모두 마치기 어렵다는 점도 특례 추진의 배경이 됐다. 국가공무원법상 연수휴직은 최대 2년까지 가능하다.

이 때문에 로스쿨에 합격한 현직 경찰관이 3학년 진학을 앞두고 중도 사직하거나 휴직 기간이 끝난 뒤 학업을 병행하다 적발돼 징계받는 사례가 이어져 왔다. 경찰은 연수휴직 기간을 로스쿨 교육과정에 맞춰 늘려 이같은 문제를 해소한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인사혁신처가 제동을 걸면서 제도 도입은 추진력을 잃었다. 현행 법제업무 규정상 연수휴직 특례를 신설하려면 입안 단계부터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

인사혁신처는 경찰관에게만 로스쿨 진학 목적의 '3년 연수휴직'을 허용하는 건 다른 국가공무원과의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행정직 등 다른 국가공무원 역시 교육기관 연수를 위한 휴직이 최대 2년으로 제한된 상황에서 경찰에만 별도의 특례를 두기 어렵다는 취지다.

제도의 실효성을 둘러싼 우려도 제기됐다. 경찰관의 로스쿨 진학을 3년간 지원하더라도 의무복무 기간만 채운 뒤 민간 변호사 시장이나 로펌으로 이직할 경우 이를 막을 현실적인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지적이다. 경찰이 비용과 인력 공백을 감수해 법률 전문인력을 양성하고도 장기간 조직에서 활용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경찰청 내부에서도 관련 논의는 사실상 멈춘 상태다. 경찰청 관계자는 "올해 초 내부적으로 제도화 방안이 거론된 뒤 관계부처와 협의를 진행했지만 진척이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로서는 논의가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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